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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조형물 박살내 480만원 배상… 홍콩 쇼핑몰, 5살 꼬마에 누명 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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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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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한 대형 쇼핑몰 장난감 매장에서 고가의 조형물이 박살이나 어린이 한 명이 범인으로 몰렸다. 하지만 이후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 덕분에 오히려 쇼핑몰 측이 어린이에게 공개 사과를 하게 됐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5살 소년 A군은 부모와 함께 홍콩 몽콕의 랭함 플레이스의 장난감 매장인 ‘KK플러스’ 매장을 찾았다.

쇼핑을 하던 중 A군의 아버지가 잠시 전화를 받는 사이 갑자기 매장에서 큰 소리가 났다. A군이 서 있던 곳 옆에는 1.8m가 넘는 거대 황금빛 텔레토비 조형물이 박살이 나있었다.

당시 매장 직원들은 “아이가 조형물을 발로 차는 것을 봤다”며 A군의 부모에게 배상을 요구했다. 해당 조형물의 가격은 5만 2800 홍콩달러(약 855만원)였다. 사건을 목격하지 못한 A군의 부모는 결국 3만 홍콩달러(약 483만원) 상당의 배상금을 냈다. 아울러 소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고개 숙이며 사과를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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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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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중에 소셜미디어에서 한 시민이 촬영한 현장 영상이 확산하면서 직원들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영상을 보면 당시 많은 인파가 몰려 매장이 북적이는 가운데 A군은 사람들을 피해 뒷걸음을 쳤다. 그러다 그가 조형물에 살짝 기대자 조형물은 넘어간다. 그가 조형물을 발로 차는 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해당 조형물에는 어떠한 안전장치도 돼있지 않고 이 때문에 오히려 A군이 다칠 수 있었던 상황이다.

이에 약 2만명의 네티즌들은 해당 매장과 직원, 기업을 비난하는 글을 남겼다. A군의 아버지는 “내 아들은 그저 장난감을 내려다보며 가만히 있었다. 아들은 이 사건 이후 몹시 겁을 먹고 등교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거센 비난에 KK플러스 측은 결국 이번 일에 대한 공개 사과하고 A군의 부모에게 받은 배상금 전액을 돌려줬다. KK플러스 측은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모든 고객을 존중하고 사건 이후 즉시 해당 가족과 어린이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배상금을 돌려줬다”고 밝혔다. 또 대형 조형물을 안전장치 없이 배치한 것에 대해 “매장이 충분한 사고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매장에서 1m가 넘는 조형물들을 모두 없애겠다고 했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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