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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왕이, 솔로몬제도 도착하자 미·호주 ‘화들짝’…남태평양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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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방문…“치안·안보등 합의할 듯”

호주도 26일 새 외무장관 피지로 보내


한겨레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25일 밤 솔로몬제도의 호니아라 공항에 도착해 솔로몬제도 쪽 인사들과 만나고 있다. 호니아라/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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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26일 솔로몬제도를 시작으로 열흘 간의 태평양 8개국 방문에 들어갔다. 중국은 이 지역 국가들과 치안·안보·테이터통신 분야 등에 관한 합의를 끌어낼 예정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날 외교장관을 피지에 보내는 등 견제에 들어갔다.

왕 부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중국 대표단은 전날인 25일 밤 솔로몬제도의 수도 호니아라에 도착했다. 왕 부장 등 대표단은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통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8국을 다음달 4일까지 방문한다.

이날 <아에프페>(AFP)와 <로이터> 통신은 중국과 태평양 국가들이 만나기에 앞서 논의했던 양쪽 협정 초안과 5개년 계획 등을 입수해 보도했다. 중국은 오는 30일 피지에서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회의를 열며, 이 자리에서 해당 문건을 승인할 예정이다.

<아에프페> 보도를 보면, 문건에는 중국과 태평양 국가들이 주고받을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태평양 도서 국가 10곳에 수백만 달러를 지원하고, 중국-태평양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며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한다. 이에 대한 대가로, 중국은 현지 경찰 훈련과 지역 내 사이버 안보 관여, 각국과의 정치적 관계 확대, 바다 지도 작성,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권 확대 등을 얻게 된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순방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태평양 국가가 협정 내용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데이비드 파누엘로 대통령은 이번 협정이 중국과 서방 사이에 새로운 냉전을 촉발할 수 있다며 해당 성명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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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솔로몬제도 호니아라의 중국대사관 바깥의 신문 전시대. 호니아라/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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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는 중국의 행보에 우려를 표명하며 견제에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보도된 협정들이 성급하고 불투명한 절차 속에서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중국은 투명성이나 역내 협의가 거의 없이 모호하고 수상쩍은 거래를 제안하는 패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치안 부대를 수입하는 것이 태평양 국가들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렇게 하면, 지역 및 국제적 긴장이 높아지고 중국의 내부 기구를 태평양으로 확장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남태평양 지역 강국인 오스트레일리아는 이날 새 외교장관인 페니 웡을 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는 피지에 급파했다. 지난 21일 총선에서 노동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오스트레일리아는 태평양 국가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중순 솔로몬제도와 군사 협력 방안 등을 담은 안보협력 협정을 맺었는데, 노동당 정부는 이를 전임 정부의 외교 참사로 본다. 웡 외교장관은 “(이번 방문은) 우리가 피지와의 관계나 태평양 협정을 얼마나 중요하게 보는지 보여준다”며 “오스트레일리아의 국방과 외교, 경제 역량을 동원해 이 지역의 우선순위를 지원하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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