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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문답]한은 "우크라전쟁, 中봉쇄 영향…물가 상방리스크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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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5월 수정경제전망…올해 물가전망치 4.5%, 성장률 2.7% 제시

"러-우크라 전쟁 올 연말까지 진행된 뒤 완화되는 상황 기본 전제"

뉴스1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2.5.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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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한국은행은 26일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하면서 소비자물가의 하방 리스크보다는 상방 리스크가 더욱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국제유가와 국제식량 가격 상승에 도화선으로 작용한 데다, 국내에서는 거리두기 해제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물가 상승 품목마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이날 '2022년 5월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와 내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각각 4.5%, 2.9%를 제시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로는 올해 2.7%, 내년 2.4%를 내놨다.

이와 관련해 이환석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올해 연말까지 진행된 뒤 완화되는 상황을 기본 전제로 삼았다"며 "중국도 주요 전제다. 올 가을까지 중국의 봉쇄조치가 계속된다고 전제했으며 이것이 성장과 물가에 영향을 주는 주요 전제라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자리에 참석한 김웅 조사국장은 "에너지와 세계 식량에 따라 물가 흐름이 많이 바뀌게 된다. 2월 전망 때보다 물가 상승률을 상당히 높인 이유 중 하나"라며 "지난 2월에는 국제유가 도입단가로 배럴당 85달러를 가정했는데 이번에는 102달러로 20%가까이 상향 조정했다"라고 부연했다.

아래는 이 부총재보, 김 조사국장과의 일문일답.

-세계 경제성장률이 큰 폭 하향 조정됐는데도 불구하고 상품수출 하락폭이 0.1%p에 불과한 배경은 무엇인가.
▶(김 조사국장) 이번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7%p 하향 조정해서 3.4%까지 크게 낮췄다. 상품수출의 경우 지난번 전망 때에는 올해 3.4%로 전망했는데 이번에 0.1%p만 낮췄다. 이는 1분기 GDP가 전기 대비 3.7%로 크게 오르며 실적치가 높은 반면 2, 3, 4분기를 낮췄기 때문이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번보다 낮춘 흐름이 2분기 수출 흐름에 영향 주면서 전체 연간 숫자 조정폭이 적었다고 이해하면 된다.

-중국 성장률이 미국 성장률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나. 이번 전망에도 중국보다 미국 성장률이 더 크게 하향 조정된 배경은?
▶(김 조사국장) 중국 성장률은 종전의 5.0%에서 4.3%로 0.7%p, 미국 성장률은 3.8%에서 2.9%로 0.9%p 하향 조정했다. 미국 성장률을 크게 낮춘 이유는 최근의 미국 경제에 대한 시각이 약간씩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물가 오름세가 워낙 크고, 금리 인상 속도도 생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성장률을 낮추는 움직임이 있으며, 미국 1분기 성장률이 역성장이 나왔다. 이 때문에 중국 성장률이 미국 성장률보다 낮아지는 수준까지는 아닐 것 같다. 중국의 성장률 목표가 올해 5.5%다. 그런데 중국의 방역 조치 때문에 경제지표가 상당히 안좋으면서 성장이 내려가는 측면이 있는데 4.3%면 상당히 보수적으로 전망한 것이다. 미국 성장률과 중국 성장률 역전 가능성은 지금 시점에선 아니지 않느냐고 본다.

-물가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김 조사국장)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1.4%p 올려서 4.5%로 올렸는데, 올린 이유로는 4가지가 있다. 잘 아시다시피 첫번째는 에너지 가격이다. 지난번에 원유의 경우 배럴당 80달러 중반이었지만 이번에 102달러로 20%가량 상향 조정했다. 그 부분에서 상당폭 오를 수밖에 없다.
두번째 요인은 식료품이다. 소위 '에그플레이션'이다. 국제 식량가격이 코로나 이전보다 평균 종합지수로 60%가량 올랐다. 개별 품목인 밀, 옥수수 등 나눠보면 훨씬 증가폭이 크다. 이것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인데 우리나라 소비자 품목으로 보면 가공 식품에 영향을 주고, 가공 식품은 또 다시 외식에 영향을 줘서 물가를 높이는 요인이다. 높은 식량가격 요인 역시 장기화한다고 봤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서 파종이 안되고 수확도 놓치며 한 해 농사를 망쳤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이번에 반영했다.
세번째는 물가가 오른 품목이 너무 광범위해졌다. 4월의 경우 4.8%까지 올랐고 품목별로 광범위하게 올랐다. 5~6월에는 5%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네번째는 거리두기 해제다. 이 때문에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생각보다 높게 나올 것 같다.
이러한 네 가지 요인을 이번에 반영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불확실한 부분은 세계 식량 가격과 에너지 가격이 어떻게 될지,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봉쇄 조치가 다 맞물려 있다보니 이러한 부분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씀드린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문제가 연말에는 완화될 것으로 봤는데, 만약 완화되지 안된다면 오를 수 있다고 본다.
하방 요인은 경기 회복세 둔화다. 이렇게 되면 수요가 줄기 때문에 물가가 내리는 요인이다. 국제유가가 내릴 수도 있으며, 유류세나 제도적 측면에서 물가를 낮추는 부분도 있다.

-기본 전제에서 물가 상방 리스크가 더욱 큰 이유는?
▶(김 조사국장) 기본 전제는 우크라이나 사태나 중국의 봉쇄 조치 등으로 원유와 곡물가격이 움직이는 상황이 올 연말쯤 풀어진다고 가정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수그러진다고 가정한 시기가 올 연말, 즉 겨울철이다. 만일 이때까지 수그러지지 않으면 에너지 가격이 오르지 않겠나. 그러다 보니 상방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
또 하나는 세계 곡물가격인데, 식량가격 상승이 일파만파 번질 가능성이 있다. 가공식품과 외식비 상승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상방리스크가 크다고 저는 이해하고 있다.

-수출이 여전히 경제성장률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나.
▶(김 조사국장) 지난번 전망과 이번 전망에서 가장 큰 견해 차이는 중국에 대한 시각이다. 수출이 중국과 워낙 많이 맞물려 있다보니, 중국의 봉쇄 조치 따른 성장률 둔화와 생산 차질이 우리나라 수출과 맞물려 제약을 받지 않느냐고 보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수출 상방 요인으로 보긴 힘들다.
대외 요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봉쇄 조치의 경우 상방보다 하방 리스크가 크고, 거리두기 해제와 추경 등 대내적인 요인은 상방 리스크가 있는 것 같다.
이동성 지표를 보면 소비가 더욱 활성화할 가능성도 있다. 그런 차원에서 상방 리스크는 수출보다는 소비에 있다. 지난해 성장 동력이 수출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성장 동력은 소비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간담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올해 0.2~0.3%p 정도 성장률을 높이고, 물가에 주는 영향은 0.1%p 정도로 추정한다고 했는데,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에 59조 규모 추경 효과가 반영됐는지 확인 부탁한다.
▶(김 조사국장) 추경 효과가 이번에 반영됐다. 정부에서 59조원 규모 추경을 발표했는데 성장률에는 0.2~0.3%p , 물가에는 0.1%p가 반영됐다.

-올해와 내년 연간 국제유가는 어느 수준으로 가정했으며 두바이유 기준으로는 어떠한가.
▶(김 조사국장) 원유 도입단가 기준으로 올해 연평균 배럴당 102달러, 내년 연평균 93달러다. 2분기 107달러로 올랐다가 4분기 99달러로 완만하게 내려가는 움직임을 가정했다. 내년에는 93달러라고 하지만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 두바이 유가 기준으로는 원유 도입단가에서 2달러씩 빼면 되며, 올해 평균 연간 100달러, 내년 91달러를 가정했다.

-향후 경제전망에 있어 최대 변수는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라고 보면 되나.
▶(김 조사국장) 물가 측면에서는 이 두가지가 중요하다. 에너지 부분을 어떻게 가정하느냐와 세계 식량 흐름에 따라 물가 흐름이 많이 바뀌게 된다. 2월 전망 때보다 물가 상승률을 상당히 높인 이유 중 하나다. 지난 2월에는 국제유가 도입단가로 배럴당 85달러로 봤는데, 이번에는 102달러로 20%가까이 상향 조정했다. 물가 전망치가 상당 부분 올라가게 된다.

▶(이 부총재보) 추가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올해 연말까지 진행되고 완화될 것으로 본다는 것이 성장 전제다. 중국도 주요 전제다. 물가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수출에 영향을 줘서 가을까지 중국 봉쇄조치가 계속된다고 전제했고, 이것이 성장과 물가에 영향을 주는 주요 전제라고 봤다.

-임금 오르면서 물가에 파급 효과가 나타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부총재보) 물가가 오르면 통상 임금이 오르므로 물가 상승률 높아져서 임금 상승률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임금 상승에 따른 물가 파급 효과가 아직은 크지 않다고 본다. 임금과 물가의 연쇄적 상승 작용이 아직까지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 물가 상승률이 높아진다면 임금에도 영향을 주고, 임금이 다시 물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지만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GDP갭은 언제 플러스로 전환되나.
▶(김 조사국장) GDP갭에 대해선 이번에 재추정했다. 잠재 GDP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2% 내외로 추정되며 GDP 갭은 마이너스 갭을 해소하는 시기가 상반기다. 그 이유는 지난해 4분기의 전기대비 GDP가 1.1%로 상당히 높았으며 올해 1분기도 0.7%로 저희 예상보다 더 높았다. 실제 GDP가 높아지면서 GDP 갭이 레벨 기준으로 올 상반기 맞물리는 시점이 나온다. GDP갭은 내년까지 확대된다고 보면 된다.

-물가 상방리스크가 하방 리스크보다도 더 크다고 보나.
▶(이 부총재보) 그렇다. 물가 상방 리스크가 더욱 크다. 상하방 리스크는 언제나 있지만 현재로선 물가 상방 리스크가 하방 리스크보다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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