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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코치에서 이젠 선수로'…6인 6색 보좌진 출신 지방선거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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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좌진들은 '그림자'로 통한다. 정치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국회의원 뒤편에서 의원의 입과 귀, 눈 역할을 한다. 이들은 무대에 직접 뛰어들기도 한다. 여러 정책과 정치적 의제에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이름을 내세워 사회 곳곳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의 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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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고강섭, 고찬양, 김강진, 채희락, 신영호, 김석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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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ㆍ1 지방선거에서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활동하다 정치판에 뛰어든 6명(△민주당 고강섭(39) 중랑구 의원 후보 △민주당 고찬양(32) 서울 강서구 의원 후보 △국민의힘 김강진(35) 천안시 의원 후보 △국민의힘 김석환 대전(50) 중구 의원 후보 △국민의힘 신영호(40) 충남도의원 후보 △민주당 채희락(28) 충주시 의원 후보, 이름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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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서울시장, 교육감 후보들을 비롯해 접수된 선거 벽보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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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개혁 필요성 느껴 출마"…의원이 적극 권유


이들은 지방의회 개혁 의지와 의원의 적극적 권유 등 다양한 계기로 출마를 결심했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실과 양경숙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채희락 후보는 "국회에서 근무하며 바라본 지방 의회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며 "인력 풀이 매우 좁고 다양한 연령층이 진입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보니 의회의 세대 불균형과 지방자치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와 청렴도가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자치는 굉장히 필요한 제도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에게 '지방자치가 굳이 필요한 것이냐'는 인식이 깔려있다"며 "정당과 국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의회 문화와 지방자치 제도의 개선을 위해 일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기동민ㆍ심재권ㆍ노웅래 의원실을 거친 고찬양 후보도 "국회에서 일할 때 민원들이 엄청나게 들어왔다. 간단한 것인데도 민원인들은 해결 방법을 몰라 대처를 못 하는 경우를 참 많이 봤다"며 "지방자치 의회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닌데 매우 안타까웠다. 그런 일들이 쌓이다 보니 내 이름을 걸고 주민의 대변인이 돼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이 출마를 적극적으로 권한 경우도 있다. 의원과 보좌진이 같은 지역구에서 활동하며 중앙과 지방의 상호 협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도지사 후보이자 전 의원의 권유를 받은 신영호 후보는 "제가 출마한 지역구(충남도)와 의원님 지역구가 같다"며 "서천 출신으로서 의원님과 같은 지역구에서 10~11년간 일을 해오면서 생각했던 부분과 또 국회에서 배웠던 것을 바탕으로 지방 의원으로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이은권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보좌한 김석환 후보도 "선거 때나 국회에서나 정책 개발이 주 업무였다"며 "공약을 짜고 인터뷰 자료를 만들면서 '나도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나가서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의원님도 '이제는 도전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냐. 현실 정치를 접해 보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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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6.1 지방선거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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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경력, 전문성ㆍ능력 등 긍정 이미지로…지역과의 거리감은 극복 과제"


'국회 출신'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중앙에서 정치를 경험했다는 점에서 전문성이나 능력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지역 기반의 활동이나 진정성 면에서는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4년간 근무한 김강진 후보는 "국회에 있었기 때문에 의원이 도와줄 수 있겠다는 (주민들의) 반응이 있다"며 "경험이 있으니 현역 의원보다 행정감사나 국정감사도 잘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석환 후보는 "비서관 당시 정책보좌 역할을 해서 시와 중앙정부의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지역 현안이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있다"면서도 "국회에 있었으니 자신들을 깔보거나 우습게 본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여기서 스펙이나 쌓고 다시 중앙으로 올라가겠다는 의심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보좌했던 고강섭 후보도 "선임비서관이라는 직책은 정책, 민원 등 다양한 창구에서 일해왔다는 전문성의 상징으로 주민에게 어필이 된다"면서도 "반대로 생각하면 '국회의원 사람이기에 자주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 수 있다"고 귀띔했다.

고찬양 후보는 "여러 선거를 통해 명함을 드리는 법부터 눈인사, 말씀 경청하기 등을 배웠고 회계나 선거 기획 등 경력들이 선거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몇십 년간 지역에서 정치했던 분들과는 인지도 차이가 아주 큰 것은 어려운 점"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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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홍보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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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신뢰도 높이겠다…젊은 정치인 발판 역할 할 것"


이들은 지방의회의 체질을 개선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것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채희락 후보는 "먼저 지방자치에 대한 시민의 불신을 해소하고 지방정부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역할에 앞장서고 싶다"며 "이를 통해 청년을 위한 정책과 제도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강섭 후보도 "우선으로 구의회의 체질을 개선하고자 한다"며 "오직 지역의 발전과 주민을 위해 더 투명하고 능력 있는 구의회를 만드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내세웠다.

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춘 신영호 후보는 "수도권과 지역의 불균형이 크기 때문에 균형발전에 중점을 두려 한다"며 "국회에서 봤던 시야로 지역을 보고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지역에서 젊은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발판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찬양 후보도 "국회 보좌진의 경험을 가지고 기성세대와의 교감을 통해 2030과 4070까지 함께 상생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투데이/김벼리 기자 (kimstar1215@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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