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헌재, '민주당만 빼고' 칼럼 선거법 위반 판단…"기소유예 정당"(종합2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연루 산업부 前차관·'사법농단' 연루 판사 기소유예는 취소

연합뉴스

2020년 헌법소원 청구하는 임미리 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조다운 기자 = 2020년 총선 전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내용의 칼럼이 특정 정당을 반대하는 투표 참여 권유라며 검찰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은 정당하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칼럼 저자 임미리(55) 고려대 연구교수가 제기한 기소유예 처분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 칼럼의 제목, 구체적인 내용, 행위의 시기와 당시 사회상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의 칼럼 게재행위는 '공직선거법상 허용되지 않는 방법으로 특정 정당을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해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부분 기소유예 처분은 정당하고, 기소유예 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로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가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종석·이영진·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이 칼럼은 국민들의 정당과 정치권력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의 중요성을 주장하고자 한 것일 뿐"이라며 "특정 정당을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해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내용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함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기소유예 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헌재는 검찰이 적용한 혐의 가운데 인쇄물 배부 부분은 임 교수가 칼럼을 게재한 신문이 격식을 갖춘 정기간행물로서 공직선거법 93조가 규율하는 일반적인 문서·도화가 아니라고 보고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헌재 결정이 나온 뒤 임 교수 측은 "2년 전 '민주당만 빼고' 소동을 불러온 것은 칼럼 저자 임미리가 아니라 비판을 허용 않는 민주당의 오만이었다"며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당사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형식적 문구로 재단함에 대한 부당성을 표현한 소수 의견이 추후 사회의 진일보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
[연합뉴스TV 제공]


헌재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김재홍 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이 낸 기소유예 처분 취소 청구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

김 전 차관은 2014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공모해 산업부의 지휘를 받는 한국광해관리공단이 A씨를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지명하게 한 혐의(직권남용)로 수사를 받은 뒤 2018년 기소유예 처분됐다.

헌재는 당시 산업부가 요청한 인사를 광해공단이 수용해 사외이사 후보자로 지명하는 사실상의 관행이 있었고, 산업부 담당 공무원들이 사외이사 선임에 관여한 동기나 목적이 폐광지역의 진흥이 아니라 국회의원 등 외부 인사 청탁의 해소 등에 있다고 단정할 만한 증거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의 강원랜드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여론이 있었다고 해도, 이런 사정만으로 사외이사 지명이 필요성과 상당성을 결여했다거나 광해공단 또는 그 임직원의 권리 행사가 방해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헌재는 '사법농단' 의혹 관련자인 현직 판사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도 취소했다.

2016년 서울서부지법 기획법관으로 재직한 B 판사는 당시 이태종 법원장과 공모해 수사 정보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전달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검찰은 지난해 B 판사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그러나 헌재는 지난해 말 이태종 전 법원장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점을 들어 "B 판사의 행위는 공무상 비밀누설죄의 처벌 대상이 되는 직무상 비밀의 '누설'에 해당하지 않을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직권남용 혐의도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xi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