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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실착 連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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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발전 결승1국<흑 6집반 공제·각 1시간>

白 최정 九단 / 黑 조한승 九단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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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보>(168~181)=크게 기울었던 바둑이 뒤집히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극적이다. 오랜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회복한 노예의 심정에 비유할 수 있을까. 역전당한 쪽에선 애써 가꾼 문전옥답이 거센 홍수에 휩쓸려 내려가는 듯한 낭패감에 빠져든다. 이 바둑처럼 형세가 단 몇 수 만에 뒤집히는 경우 그 기쁨과 낙담의 부피는 더 커진다.

흑이 ▲로 연결해간 장면. 168, 170으로 흑 2점을 잡은 수가 작았다. 168로 ‘가’에 두고 169 때 천원 부근을 선수로 틀어막은 뒤 ‘나’로 중앙을 지켰으면 백승이었다. 4집 반 정도 차이였던 형세가 여기서 반집 승부로 좁혀졌다. 흑도 171은 실수. 177, 백 ‘다’, 흑 ‘라’, 백 ‘마’의 수순을 거친 뒤 171에 두었으면 흑 반집 우세였다.

171 때 백 최선의 진행은 참고도다. 7까지 중앙을 싸바른 뒤 A, B를 맞봤으면 백 1집 반 우세였다는 중론. 172부터 176까지는 부분적으론 옳은 처리지만 지금은 중앙이 컸다. 대망의 177 자리에 손을 돌려선 이 바둑 최초로 흑이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바’, ‘사’, ‘라’를 연속 선수하고 ‘아’로 뛰는 필승 시나리오를 놓치고 181까지 돼선 기회가 다시 백에게 넘어갔는데.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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