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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자만 年130만원 더낸다…벼락거지 피하려던 영끌족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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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기준금리 작년 8월 이후 5번 인상, 인당 연이자 80만원·가계 17조원 ↑

연말까지 3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 가계대출 이자부담액 27조원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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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5.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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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5% 돌파가 확실시되는 물가상승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연 1.50→1.75%)하면서 빚 부담에 짓눌린 가계와 한계기업,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등 취약층의 어려움이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이달까지 다섯차례 금리 인상으로 늘어난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액은 1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은이 연말까지 두 세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어서 대출금리 상승세는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2조7000억원이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여파로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말보다 1조5000억원 줄었으나 장기간 누적된 금융 불균형 상태는 여전하다. 금리 인상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77%(잔액 기준)에 달한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동일하게 오른다고 가정하면, 이번 인상분(0.25%p)을 반영한 가계의 추가 이자부담액은 3조3739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같은 해 11월, 올해 1월과 4월, 이달까지 모두 5차례 금리를 0.25%p씩 올린 만큼 9개월 사이 연간 16조8695억원의 가계 이자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차주 1인당 이자 증가액도 연간 80만5000원 정도로 파악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가계 (이자) 부담이 3조원, 기업 부담은 2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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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에서 4.5%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에서 2.7%로 수정 제시하면서 연내 최대 세 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 2.25∼2.50% 전망이 합리적이냐'는 질문에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당연히 시장의 기대가 올라간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연 1.75% 수준까지 높아진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두 세 차례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준금리가 연말 2.50%까지 오르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부담액은 지난해 8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약 128만8000원, 가계 전체 이자는 26조9912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금리는 더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된다. 최상단 금리가 연 6% 중반대에 안착한 시중은행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표금리인 금융채 5년물에 연동돼 있어 시장 금리 추이를 즉각적으로 반영한다. 최대 5%를 훌쩍 넘어선 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우상향 기울기를 더 키울 전망이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최고 5%를 넘었다.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3법의 2년 만기가 되는 오는 8월 전세대란이 현실화하고 전세대출 금리 상승세와 맞물려 무주택자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출금리 상승 여파는 특히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한계기업 등 취약계층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러 금융회사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와 초저금리 시대 빚으로 집을 사거나 주식·코인에 투자한 '빚투·(빚 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 코로나19 장기화로 벼랑끝에 선 자영업자의 빚 상환 부담이 특히 커질 전망이다. 이 총재는 "높아진 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목표지만 그 부분(취약계층의 부담)이 걱정"이라며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 위험엔 다른 여러 정책적인 대응과 공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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