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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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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NSC 당국자 “대북 정책 도구 조합 바꿀 것”… 제재·압박 강화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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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바이든 대통령 세계관 놀랄 만큼 공통점 많아”

조선일보

26일 오전(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두 대통령, 하나의 길' 컨퍼런스에 참석한 에드거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동아시아 수석국장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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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당국자가 한·미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 “도구들의 조합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화와 관여에서 제재와 압박으로 대북 정책의 무게를 옮기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에드거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동아시아 수석국장은 26일 오전(현지 시각) 미국 의회가 설립한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의 ‘두 대통령, 하나의 길' 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했다. 그는 지난 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과 여기에서 발표된 한·미 정상 공동성명 성과를 설명하며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북한 문제”라고 했다.

케이건 국장은 대북 문제와 관련해 작년 5월 열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당시와 올해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어떻게 달랐는지 비교했다. 그는 “1년 전에는 최근 6~7개월 간 우리가 목격한 것 같은 (북한의 미사일)실험이나 행동이 없었다. 또한 어떻게 북한과 관련한 문제를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 이번 (윤석열)팀과 공유하는 시각이 더 많다는 데도 의문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올해 정상 공동성명 간의) 차이는 사실 많은 면에서 상당히 적다”고 덧붙이기는 했지만, 윤 정부의 대북 정책이 좀 더 미국의 입장과 가깝다는 취지였다.

지난해 5월 공동성명은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과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다루어나가고자 하는 양측의 의지를 강조했다”면서도 “우리는 또한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의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외교와 대화를 강조했다.

반면 올해 공동성명에는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하여 가용한 모든 범주의 방어역량을 사용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했다”는 문장이 들어갔다.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필요시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등 확장억제 문제가 자세히 언급됐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을 고려하여 양 정상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연합연습 및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는 문장도 있었다. 케이건 국장의 발언은 이처럼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확장억제를 강조하는 접근법이 지난해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참석자는 “공동성명은 ‘확장억제’를 많이 언급했다. 그러나 이런 말들이 북한의 경로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과 한국은 어떻게 (북한의) 방향 전환을 이끌어 낼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케이건 국장은 “우리가 어떠한 도구들을 갖고 있다는 인식 하에 그 도구들의 조합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외교·대화와 제재·압박의 비중을 바꾸려고 한다는 취지로 볼 수도 있다. 케이건 국장은 “확장억제를 강조하며 안보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바람이 (공동성명에) 있고, 그것은 한국 내에서 실제 진행 중인 논의를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또 “미국 입장에서 흥미로운 것은 (윤)정부 차원에서 확장억제에 대한 강력한 표현을 원하는 명확한 요구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고 우리는 물론 그러기를 원한다”고 했다.

한편 케이건 국장은 “기술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번 한·미 정상 공동성명의 특징으로 꼽았다. 그는 “많은 미국인들에게는 한국이 혁신에 있어 얼마나 최첨단의 파트너가 됐는지 하는 점이 놀라울 것”이라며 “기술 측면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는 한국 기업들이 그 자원과 성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국에 중요한 투자를 하는 것이 가치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우리는 강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케이건 국장은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 맞는 외국 정상이자 새 대통령 집무실을 찾은 첫 외국 방문자란 사실 같다”면서 “정상 간의 논의는 놀랍게도 솔직하고 친밀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그들(두 대통령)이 세계를 보는 방식,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바라보는 방식, 규범을 위한 질서를 위해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방식에서 놀랄 만큼 공통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케이건 국장은 “윤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은 굉장히 좋았고 거기서 느껴지는 에너지에서 매우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매우 따뜻한 분위기였고 (바이든) 대통령이 많은 참석자와 셀카를 찍었는데 그것은 우리가 예상하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고 일정 때문에 바빠서 만나지는 못하지만, 재임 기간에 잘 협력했으며 양자 관계와 지난해 미국 방문 당시 (문 전)대통령의 노력을 존중하고 감사한다는 점을 표현했다”고 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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