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30 (토)

美블링컨, 시진핑 언급하며 中 작심비판 "푸틴보다 더 심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에서 대중국 전략 연설을 하며 "국제질서에서 가장 심각한 도전은 중국"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가장 큰 위협으로 제시했다. 또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을 막기 위해 '전략적 환경'을 조성하겠다고도 했다.

26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에서 대중국 전략 관련 연설을 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이 계속되더라도 국제질서에 장기적으로 가장 심각한 도전은 중국"이라며 앞으로 중국이 야기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이런 대중국 메시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지 이틀 만에 나왔다.

그는 중국을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지와 이를 위한 경제·외교·군사·기술적 힘을 모두 가진 유일한 국가"라고 평가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국제질서가 주는 안정성과 기회 덕분이었다며 "중국이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혜택을 누렸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도 했다.

그런데도 중국은 법과 합의, 원칙을 계승하기보다는 오히려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블링컨 장관은 "시진핑 주석하에서 중국 공산당은 국내에선 더 억압적이고, 해외에선 더 공격적이 됐다"며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의 우정을 강조한 점, 바이든 대통령의 일본 방문 기간 이 지역에 전략폭격기를 보낸 점도 문제 삼았다.

미중이 민감하게 맞서고 있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 약속은 변한 것이 없다면서, 변한 것은 미국의 정책이 아니라 점점 대만에 강압적인 중국이라고 비판했다.

대만이 다른 나라와 관계 맺는 것을 막고 국제기구 참여를 봉쇄하며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행동을 하는 중국이 "지역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인 신장, 티베트, 홍콩의 인권 문제도 건드렸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은 내정이라고 주장하지만 틀렸다. 이는 중국이 계속 말해온 유엔 헌장에 상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 "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을 바꾸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더는 중국이 궤도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충돌이나 신냉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이 둘 모두를 피하려는 것"이라며 "주요 강대국으로 중국의 역할을 봉쇄하거나 중단시키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바이든 행정부 전략의 키워드로 내세운 것은 '투자''조정''경쟁'이다. "미국 내 투자를 늘리고, 동맹·파트너와 조율하면서 이익을 지키고 미래 비전을 만들기 위해 중국과 경쟁하겠다"는 이야기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런 대중국 전략이 자칫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이나 증오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중국인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업적과 역사, 문화를 존중한다"면서 "중국계 미국인들은 대대로 미국에 매우 귀중한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중국 혈통을 가진 사람이든, 중국 국적자든, 다른 아시아계 미국인이든 이들을 학대하는 것은 미국이 한 국가로 내세우는 가치에 어긋난다면서 "인종차별과 증오는 설 자리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