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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2~3억씩 우수수"…입주 폭탄에 세종, 대구 집값 하락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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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세종시 일대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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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집값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2년 전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것과 반대로 올해는 전국 하락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접한 대구시 역시 매맷가부터 전세, 월세가격까지 하락세를 기록하며 타지역 대비 두드러진 약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5월 4주차 기준 전국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매매가격이 0.1% 하락했다. 특히 시도별로는 대구가 0.18% 하락하면서 전국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이어 세종이 0.14% 떨어졌다.

대구는 자치구별로는 달서구(-0.29%)가 대천·진천동 등 매물이 계속 쌓이면서 하락을 보였고 달성군(-0.25%)은 신규 입주 물량 영향 있는 다사읍 위주로 하락하며 대구 전체의 낙폭을 키웠다. 세종은 전반적으로 매물 적체가 계속되면서 매수심리와 거래활동 위축,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구와 세종은 각각 올해 누적으로 집값이 2.53%, 3.60% 하락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대구와 세종 매매가격은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 떨어진 값에 거래되고 있다. 일례로 대구 달서구 유천동 진천역AK그랑폴리스 전용 85㎡(19층)는 지난 9일 4억4500만원에 (19층)에 거래됐다. 이 가격은 전고가인 2020년11월 6억2800만원(21층)보다 1억8000만원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세종 소담동 새샘마을9단지 전용 84㎡는 이달 1일 7억5500만원(5층)에 손바뀜됐는데 작년 3월 10억3000만원(19층)의 신고가 대비 2억75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세종시는 2년 전인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아파트 가격이 총 44.93% 상승해 전국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설이 불거지고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 등이 논의되면서 매매시장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고 청약시장은 세자릿 수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7월 넷째 주)부터 거품이 다시 빠지기 시작했다.

대구시의 집값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는 '공급 폭탄'이 꼽힌다. 대구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10만9300여가구가 공급됐다. 올해와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각각 1만9398가구, 3만2819가구에 달한다. 내년의 경우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이 입주한 2008년(2만5066가구)을 훌쩍 넘어선다. 조정대상지역 지정도 시장 침체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2020년 대구 집값이 누적기준 7.39%로 크게 뛰자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대구 전역을 규제 지역으로 묶었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 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 2배를 넘거나, 주택 청약 경쟁률이 5대 1 이상인 지역이 지정 대상이다.

대구와 세종은 전셋값도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번주 전셋값은 대구 0.22%, 세종 0.28% 하락했다. 대구는 중구(-0.58%) 대봉동 등에서 전세매물이 증가하며 값이 하락했고 달서구(-0.41%)는 신규 입주물량 영향 있는 월성·죽전동 위주로, 수성구(-0.22%)는 수성·파동 위주로 떨어졌다. 세종은 일부 지역 신축 위주로 상승했으나 입주물량이 누적되면서 전체적으로 하락폭이 확대했다.

이들 지역의 집값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금리인상에 물가상승압력 등에 따른 매수세 둔화로 전국적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대구의 경우 미분양이 현재 쌓이고 있고 하반기에도 공급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세종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대구와 세종의 반기별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각각 올해 상반기 9483가구·2195가구, 하반기 1만1357가구·1062가구, 내년 상반기 1만6376가구·1030가구, 하반기 1만8576가구·2062가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종은 국회 이전과 같은 논의에 시장이 지나치게 과민 반응을 하다보니 집값이 오버슈팅이 됐다고 보인다"면서 "기대감은 단계별로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선반영되기 때문에 지금 과열에 따른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 추이나 새 정부의 규제완화 방안을 지켜봐야겠지만, 세종은 입주물량 과잉 수준은 아니어서 가격 회복 가능성도 있다도 내다봤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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