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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바이든 분노한 '美총기단체', 트럼프 연설 '총회'연다 [U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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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뉴욕=임동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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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월27일 전미총기협회 연례 총회에서 연설에 나선다. /사진=전밑총기협회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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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선이 텍사스주 휴스턴을 향하고 있다.

미국 총기 로비단체인 전미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 NRA)가 이달 27일(현지시간)부터 29일까지 텍사스주 휴스턴의 조지 R. 브라운 컨벤션 센터에서 151차 연례 총회를 연다. 강력하게 총기 자유를 외치는 이익단체의 최대 연례 행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두 차례나 열리지 못해 3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 NRA는 수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곳에서 불과 450킬로미터, 차로 4시간30분 거리의 작은 마을 유벨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지난 24일 어린이 19명, 성인 2명이 사망한 비극적인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텍사스 역사상 최악의 총기 사건으로 기록된 참사다.

이런 상황에서 NRA의 연차 총회를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총기 소지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조직들은 이번 총회장 앞에서 반대 시위를 준비 중이다.

이번 시위를 조직한 사람 중 한명인 애쉬톤 우즈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람들이 우리 공동체로 들어오고 있다"며 "휴스턴시는 그들을 쫒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 라이프 매터 휴스턴의 설립자인 그는 "우리는 이 일에 대해서만큼은 그들(NRA)만큼 강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즈는 "자살이든, 경찰에 의한 죽음이든, 대량 총격에 의한 죽음이든, 우리는 사람들이 치명적인 무기에 접근하는 것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것들은 서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NRA는 미 정계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 단체 중 하나다. 2021년에는 약 500만 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제공, 정치인들이 총기 판매에 대한 보편적 신원 조회와 강력한 공격 무기 판매 금리 같은 조치에 반대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NRA를 연구해 온 매트 그로스만 미시간주립대 정치학 교수는 블룸버그에 "NRA가 예전보다 정치적으로 힘이 약해졌지만, 그들의 진정한 강점은 정치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강한 회원들로 구성된 군대"라고 말했다.

NRA는 1871년 미 남북전쟁 참전용사가 설립했다. 초기에는 과학적인 총기 사용 및 장려 목적으로 시작했는데, 이후 총기 관련 입법에 관여하면서 누구도 건들 수 없는 정치 로비단체로 변신했다. 텍사스 초등학교 참사 후 대국민 연설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우리는 총기업계에 맞설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NRA의 이번 연례 총회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저서 '불구가 된 미국'에서 "나는 총을 가지고 있고, 두 아들들과 함께 전미총기협회의 자랑스런 회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웨인 라피에르 NRA 최고경영자(CEO)는 26일 팍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22년 NRA-ILA(입법행동연구소, Institute for Legislative Action) 리더십 포럼에서 연설을 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며 "그는 헌법과 권리장전을 존중하고 중시하는 판사들을 임명함으로써 그의 약속을 지켰고, 이를 통해 미국인들의 자유를 보장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번 연례 총회에는 트럼프 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 다코다 주지사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존 코닌 상원의원(텍사스) △댄 크렌쇼 하원의원(텍사스) △마크 로빈슨 노스캐롤라이나 부지사 등 유력 인사들이 연설대에 오른다.

여성 지도자 포럼에는 윈섬 시어스 버지니아 주지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는 2019년 NRA 연례 총회에 참석해 자신의 행정부와 지지자들이 "자위권과 가족, 지역사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할 권리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의 지혜를 믿으며, 자유와 해방, 그리고 무기를 소지할 권리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NRA-ILA의 제이슨 오이메 이그제큐티브 디렉터는 팍스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NRA 동료 회원들이 믿는 헌법적 자유를 위해 항상 우뚝 서 왔다"며 "코로나19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및 탄약 소매업자들을 '중요한 인프라'로 선언하고 각 주들이 강제로 문들 닫게 했던 총기상점을 다시 열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수정헌법 2조가 모든 미국인의 소유인 자유에 관한 것임을 인식하고 있으며, 우리의 정당방위 권리는 협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수정헌법 2조는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국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일각에선 "수백 년 전 만들어진 문구에 문자 그대로 집착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정치적 현실은 냉정하다. 뉴욕타임스는 텍사스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상상할 수 없는 대학살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새로운 총기 규제에 완강히 반대한다는 것은 매우 자명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노스다코다)은 만약 총기 규제를 지지한다면 유권자들의 반응은 어떻 것 같냐는 질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나를 자리에서 내쫒을 것"이라고 답했다.

뉴욕타임스는 "상원에 있는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은 총기 소유를 헌법에 보장된 신성한 특권으로 취급하는 매우 보수적인 주들을 대표한다"며 "이는 전국의 교실과 학교 복도에서 아무리 많은 피가 쏟아지더라도 침해되지 않는 특권"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도 1994년 하원을 잃인 이후 수십 년간 총기 규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미 의회는 입법을 통한 대응책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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