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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바이든 대중 전략 핵심은 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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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방식은 투자·제휴·경쟁

뉴스1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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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발표한 '대중 전략'의 핵심은 점차적으로 거세지고 있는 중국의 공세적 행동을 제한하기 위해 중국을 둘러싸고 '전략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 공산당으로 하여금 미국 주도의 질서를 지키도록 강요하기 위해 지난 수십년간 직접적인 경제 및 외교적 관여를 해왔지만 대부분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다른 국가들과 연대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공세적 행동을 억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미국의 적극적 지원 아래 이뤄졌다. 당시 빌 클린턴 행정부는 중국이 WTO에 가입해 시장 경제에 편입되면 미국과 세계 경제에 유리하다고 의회와 세계를 설득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이 희망했던 대로 자유시장 민주주의 국가로 나아가지 않았고, 오히려 지난 10년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체제하에서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시장과 개인의 자유에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것이 바이든 정부의 판단이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비전은 (2차 대전 이후) 지난 75년 동안 세계의 수많은 발전을 지탱해온 보편적 가치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할 것"이라며 "중국은 국제 질서를 재편할 의향을 갖고 있고, 이걸 할 수 있는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갖춘 유일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중국 정부가 궤도를 바꿀 것으로 믿을 수 없다"며 "그래서 우리는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국제 시스템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의 대중 전략은 투자·제휴·경쟁 세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투자에선 연구개발(R&D)과 미국 내 인프라, 교육에 집중한다. 미국은 경제 규모 대비 R&D 비중이 전세계에서 더 이상 상위권에 들지 않지만 중국은 상위권으로 급상승했다.

또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 동맹과 무역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미국·일본·인도·호주가 참여하는 안보협의체 쿼드와 미국 외 12개국이 참여하기로 한 인도·태평양경제협력프레임워크(IPEF) 그리고 미국·영국·호주가 참여하고 있는 안보동맹 '오커스'(AUKUS) 등이 그 사례다.

국내 투자와 국제적 협력은 중국과의 경쟁이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복안이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포괄적인 전략을 개발했다"며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를 실현시키기 위해 우리의 국가적 장점과 비길 데 없는 동맹국과 파트너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 블링컨은 "우리는 분쟁(conflict)이나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는다. 반대로 우리는 이 모두를 피할 결심이 돼 있다"며 "우리는 중국을 열강으로서 역할을 막으려고도 또 중국이 경제를 발전시키거나 자국민의 이익을 확대하려는 것을 막으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20년 대선 유세 이후로 기후변화와 보건 문제, 국제 경제 등에선 중국과 미국이 협력할 영역이 있다는 점을 있다고 밝힌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중국이 핵심 이익 분야로 여기는 대만 문제에 대해선 "우리의 (대만) 정책은 바뀌지 않았지만 달라진 것은 중국의 위협 증가다. 대만을 전세계에서 고립시키려고 국제 기구에 참여하는 것을 막고 있다"며 "이 것들은 계산 착오를 일으킬 위험을 안고 있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 전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쿼드는 비공식 지정학적 그룹이고 IPEF는 관세 인하 및 미국 시장 접근이란 인센티브가 결여돼 있다고 전문가들의 지적을 인용해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보수성향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중국 담당 애널리스트 데렉 시저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 전략은) 바이든 정부가 행동보다는 말을 더 좋아함을 보여준다"며 "이전 다수의 정부들처럼 중국에 대해 강경하게 보이길 원하지만 어려운 일은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D.C 소재 중국 대사관 측은 블링컨 장관의 연설은 구체적인 내용을 다루지는 않았고, 양국 관계를 성가시게 하는 어려움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 주중대사관 류펑위(劉鵬宇) 대변인은 폴리티코에 "미중 관계는 현재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 측이 중국과 협력해 (시진핑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도달한 공통의 이해를 진지하게 이행하고, 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관리하며, 협력에 초점을 맞춰 양국 관계를 건전하고 지속적인 발전의 궤도에 다시 올려놓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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