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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이근 귀국... 경찰 "격리기간 끝나면 조사, 검찰 송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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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귀국한 4명, 여권법 위반 혐의로 검찰 송치
경찰 "대사관으로부터 선처 연락받은 바 없어"
이근 "치료받으러 입국... 다시 우크라 가고 싶어"
한국일보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하기 위해 지난 3월 초 출국했던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 대위가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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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하기 위해 지난 3월 초 출국했던 이근(38)씨가 3개월 만에 귀국했다. 경찰은 1주일간의 자가격리 기간이 끝나면, 여권법 위반 혐의로 이씨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이근, 1주일간 자가격리... 경찰, 여권법 위반 조사 예정


27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전날 저녁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출발해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앞둔 이씨를 면담한 뒤, 경찰 조사 협조 여부와 부상 정도만 파악하고 일단 귀가하도록 했다. 경찰은 1주일간의 격리 기간을 마친 뒤 이씨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만 맞았기 때문에 방역지침상 입국 후 1주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면서 "자가 격리 기간을 마치면 일정을 정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와 함께 출국했다가 지난 3월 귀국한 4명에 대해선 조사를 마치고 지난달 초 여권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이씨도 소환 조사를 거쳐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에 이씨에 대한 선처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경찰 관계자는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면서 "관련 내용은 정상참작 사유에 해당하며, 이는 법원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치료받으러 귀국, 우크라 돌아가고 싶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고, 치료차 귀국한다고 밝혔던 이씨는 이날 인천공항 입국장에선 직접 걸어나왔다. 이씨는 평평한 곳은 걸어다닐 수 있는 상태지만, 오르막길이나 계단은 오르내리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이날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십자인대가 찢어졌다. (우크라이나) 군 병원에서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 그런데 (군 병원은) 수술 능력이 안 된다고 들었다. 수술하게 되면 우크라이나에서 하지 말고 다른 데서 하는 것을 권했다"고 입국 이유를 설명했다.

출국 금지된 상태지만, 치료 후 추가 출국 의향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군 신분증을 갖고 있고, 완전히 (한국에) 온 게 아니다. 치료받기 위해서 나온 것"이라면서 "전쟁이 안 끝났기 때문에 할 일이 엄청 많다.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씨는 "격리가 끝난 뒤 협조해서 경찰 조사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임무를 담당한 만큼, 우크라이나에서 시민권과 땅, 많은 혜택을 준다고 했지만 받지 않았다. 저는 한국 사람이고 아이덴티티(정체성)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판을 피하기보다는 시민권을 받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의용군 합류 경위, 현장 상황에 대해선 "지휘관이 장교 출신인지 물어서 맞다고 했더니 특수부대팀을 만들라고 했다. 르핑에서 처음으로 싸웠다"며 "도착하자마자 첫 전투에서 운전자가 러시아군에 총 맞아 숨지는 것을 봐서 기분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싸우러 간 게 아니라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갔는데, 많은 범죄 행위를 봤다. 그런 것들을 보니 역시 (참전하기로) 제대로 판단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이씨 일행 5명을 지난 3월 10일 여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서울청 국제범죄수사2계가 사건을 배당받았다. 여권법에 따르면 정부가 입국을 금지한 국가나 지역을 방문 또는 체류한 사람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과 여권 무효화 등 행정 제재를 받는다. 외교부 장관은 천재지변·전쟁·내란·폭동·테러 등이 발생한 국가나 지역의 입국을 제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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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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