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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전문] 박지현 “충분히 상의 않고 쇄신 기자회견…후보들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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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사과·쇄신안·지지 호소 글 올려

‘586 용퇴론’ 관련 “오해 있는 것 같다”

“마음 상하셨을 윤호중 위원장께 사과”

“젊고 엄격하고 약속 지키는 당 만들자”


한겨레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이 27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아트홀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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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6세대 용퇴’와 팬덤정치와의 결별 등을 쇄신책으로 내세우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갈등을 빚었던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일선에서 열심히 뛰고 계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도부와 상의 없는 쇄신 요구로 파열음을 낸 일을 사과하며 일단 물러선 것이다.

박 위원장은 27일 페이스북에 “정치를 바꿀 희망의 씨앗을 심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에서 “당 지도부 모두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했다”며 “더 넓게 공감대를 이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달게 받겠다”고 적었다. 박 위원장은 “특히 마음 상하셨을 윤호중 위원장께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586 정치인 사퇴’ 발언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586용퇴론은 대선 때 이미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다. 586은 다 물러가라는 것도 아니고, 지방선거에 출마한 586 후보들은 사퇴하라는 주장도 아니다”라며 “혁신을 막거나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586은 물러나고, 남아있는 586도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더 젊은 민주당(정치학교를 통한 인재 양성) △더 엄격한 민주당(당내 비리 무관용 원칙 확립)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차별금지법,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장애인 인권보장법 입법) △폭력적 팬덤정치와 결별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양극화 해소, 기후위기 등 미래 의제 집중적인 연구) 등 쇄신 방향을 거듭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우리 당이 다시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쇄신 방안을 마련해서 국민께 발표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글 전문.



<정치를 바꿀 희망의 씨앗을 심어 주십시오>

일선에서 열심히 뛰고 계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당 지도부 모두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한 점을 사과드립니다. 더 넓은 공감대를 이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달게 받겠습니다. 특히 마음 상하셨을 윤호중 위원장께 사과드립니다.

최강욱 의원 징계와 평등법 제정, 검찰개혁 입법과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을 비롯해, 공식적인 회의에서 제가 제기한 사안들이 매번 묻히는 것을 보면서, 국민께 직접 사과하고 호소하는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윤호중 위원장께서 저를 영입하시면서 “앞으로 우리 당은 2030세대가 보다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정당으로 쇄신해 나갈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때로 돌아갔으면 합니다. 더 젊은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선거 승리와 쇄신을 위해, 윤 위원장님과 다시 머리를 맞대고 싶습니다.

윤 위원장님과 함께 더 젊어지는 민주당을 만들고 싶습니다. 세대교체는 우리 정치의 선진화를 위한 핵심과제입니다. 화살은 국민의힘이 먼저 당겼습니다. 놀랍게도 30대 이준석을 당대표로 뽑았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혐오와 차별을 선거운동에 이용했고, 본인이 성상납 징계를 앞두고 있어 동력을 잃었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비서실, 국민의힘 지선 후보들은 여전히 박근혜, 이명박 라인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세대교체에 실패했고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정치권 세대교체, 민주당이 앞서가야 합니다. 민주당의 586 운동권 리더십과 국민의힘의 보수 기득권 리더십으로는 국민의 행복과 청년의 일상을 지킬 수 없습니다. 우리 민주당이 ‘더 젊은 민주당’을 내걸고 세대교체의 깃발을 높이 들고 정치를 혁신했으면 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586의 ‘아름다운 퇴장’ 발언에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586용퇴론은 대선 때 이미 국민에게 약속한 것입니다. 586은 다 물러가라는 것도 아니고, 지방선거에 출마한 586 후보들은 사퇴하라는 주장도 아닙니다. 혁신을 막거나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586은 물러나고, 남아 있는 586도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586은 한걸음 물러나 차별과 격차와 불평등에 맞서는 청년 정치를 지원해야 합니다. 그동안 독립적인 철학이나 가치 없이 선배 정치인을 따르기만 했던 청년들이 새로운 신념과 가치로 무장하고 당을 주도할 수 있도록 청년 정치를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간절히 호소합니다. 우리 당이 다시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쇄신 방안을 마련해서 국민께 발표했으면 합니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낡은 기득권 정치의 개혁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첫째, 더 젊은 민주당입니다. 시도당에 교육국을 신설하고 정치학교를 열어 새로운 인재 양성의 길을 열었으면 합니다.

둘째, 더 엄격한 민주당입니다. 윤리심판원의 기능을 강화해 당내 비리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합니다. 당내 성폭력을 비롯한 모든 범죄는 신속한 처리와 피해자 보호, 2차 가해 엄벌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셋째,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입니다. 지금까지 국민께 했던 약속들을 지켜야 합니다. 차별금지법, 소상공인 손실보상,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장애인 인권보장법을 입법해야 합니다. 공약을 남발하는 정당이 되지 않도록, ‘공약입법추진단’을 운영할 것을 제안합니다.

넷째, 폭력적 팬덤정치와 결별해야 합니다. 일부지만 팬덤정치가 우리당원을 과잉 대표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을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그 목소리는 더욱 거칠어지고 당의 선택지를 좁게 만들고 있습니다.

다섯째,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이 되어야 합니다. 양극화 해소, 기후위기, 국민연금, 인구소멸, 지방 청년 일자리를 비롯해 청년세대가 관심 있는 미래 아젠다에 대해 집중적인 연구와 입법 활동을 추진해야 합니다.

최강욱 의원 건은 저도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선거 전 처리가 어려워졌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했던 약속을 지키기 못해 죄송합니다. 선거 전 징계는 힘들어졌지만, 6월20일 합당한 징계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의 모습에 크게 실망한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지방선거 승리와 민주당의 미래가 있습니다. 반성과 성찰, 쇄신과 혁신을 위해 모든 힘을 모아 주십시오. 남은 선거 기간, 모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저의 온몸을 바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민주당 후보들을 선택해 주십시오. 민주당이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대한민국을 바꾸고 정치를 바꿀 희망의 씨앗을 심어 주십시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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