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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생활관서 담배피고 “한판 뜰래?”… 軍조교, 훈련병 일탈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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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훈련소 조교 “보고하면 잘 참았다고 해

훈련병만 인권 있고 우린 없나”

조선일보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앞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비한 방역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신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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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훈련소 조교가 일부 훈련병의 ‘기강’이 무너졌다는 제보글을 올려 부대 측이 점검에 나섰다.

육군훈련소 조교라고 밝힌 A씨는 27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입영했던 일부 훈련병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훈련병들이) 생활관에서 흡연을 하고 격리 중인데도, 마음대로 나오고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고 심지어 욕까지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훈련병들의 인권을 그렇게 챙기면서, (조교인) 분대장들의 인권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며 “훈련병이 들어와서 조교에게 욕하고 싸우자 해도 (조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간부들은 ‘잘 참았다’고 말한다”고 했다.

A씨는 “조교가 담배를 피우러 가려는 훈련병을 제지하자 훈련병이 ‘알아서 할게요’라고 했다”며 이 외에도 ‘귀가할 거니까 신경끄세요, 시비 걸지 말라, 뒤로 나와서 한 번 싸우든가’ 등의 발언도 있었다고 한다. 훈련병은 말투를 문제 삼는 간부에게 ‘태생이 싹수없게 태어난 걸 어떻게 하느냐, 제가 뭘 어떻게 할까요’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이런 현실이 너무 억울하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게 너무 답답하다”며 “연대장은 훈련병들이 분대장의 지휘권을 넘보려 하고, 또 넘어서려 하면 적법하게 처리해준다고 했지만, 훈련병을 퇴영시키면 (조치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해당 훈련병은 최근 퇴영심의위원회 결과 퇴영 조치됐다고 한다. A씨는 “퇴영은 처벌이 될 수 없다”며 “훈련병이 소대장 및 분대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욕설을 자행하며 막사 복도와 생활관에서 흡연을 해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못하는 답답한 현실”이라고 했다.

이에 부대 측은 “군기문란자, 의도적 교육기피자를 엄정하게 조치하는 등 군 기강을 확립해 정병육성에 더욱 매진하겠다”며 “조교들의 복무 여건을 보장하는 데에도 보다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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