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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신냉전 속 식량위기 온다…다보스 10대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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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보스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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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점에 선 역사(History at a Turning Point)'를 주제로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2022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가 26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연설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정치·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열린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식량·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간의 새로운 냉전 양상 등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의제들이 논의됐다.

올해 다보스포럼이 남긴 10대 메시지를 키워드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 식량위기 임박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수개월 내 심각한 식량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밀 생산 등의 제약이 생기면서 식량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이는 특히 개도국에 고통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특히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 곡물 저장 창고를 공격하고, 농기계를 파괴해 이런 현상이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사회에 에너지 공급 차단보다 더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에너지 脫러시아와 기후대응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주장도 제기됐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EU는 러시아에서 나오는 가스와 석유로부터 가능한 한 빨리 해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앞으로 수년 동안 우리의 에너지 기반시설에서 화석연료를 찾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고 강조했고,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우크라이나 위기가 화석연료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위한 핑계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냉전 2.0 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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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세계를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 국가와 러시아·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 간 대결구도 역시 주요 화두였다. 이른바 '냉전 2.0' 시대다.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아시아 일부 동맹국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지만 인도, 중국, 브라질로부터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훨씬 복잡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키쇼어 마부바니 싱가포르국립대 아시아연구소 교수는 "미국과 옛 소련은 자유시장과 계획경제 간 경쟁이었지만 지금은 예전 냉전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 공급망=경제 아닌 안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제2의 냉전은 공급망 관련 안보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진행됐던 공급망이 이제 세계 경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그렇기 때문에 이제 안보라는 관점에서 공급망을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실물자산이 최고 투자처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 최고경영자(CEO)가 "현금은 여전히 쓰레기이며 주식은 더 쓰레기 같다"고 말했다. 2년 전 다보스포럼에서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할 때 현금 보유는 바보 같은 짓이라고 발언했던 그가 이제 주식 보유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달리오 CEO는 "현금과 주식 대신 부동산, 에너지, 인프라 등 실물자산이 최고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 노동시장 지각변동


12~18개월 내에 세계 노동시장에 지각변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밥 모리츠 PwC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미국 노동시장은 공급망 혼란 사태에 비유할 수 있다.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적합한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며 "하지만 팬데믹이 마무리돼 가면서 앞으로 12~18개월 내에 노동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테크노 유토피언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이며 '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세계화가 끝났다는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전 세계 인구 중 3분의 2가 휴대폰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전쟁이 진정한 의미의 첫 세계대전이라고 정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사람들이 에어비앤비, 페이팔 등을 통해 이에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 틀린 정보와 전쟁


수전 워치츠키 유튜브 CEO가 "틀린 정보"와의 전쟁을 예고했다. 워치츠키 CEO는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를 만드는 데에는 항상 동기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계속 앞서가고, 그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짜뉴스를 골라내는 작업이 소셜미디어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음을 절감한다는 의미다.

◆ 팬데믹 재발 방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또 다른 팬데믹의 재발을 막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빌 게이츠 빌&멀린다 게이츠재단 이사장은 "다음 팬데믹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최초 100일 이내 감염병을 통제하면 사망률을 2% 미만으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소강 상태에 접어들게 되면 집중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최근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많이 걱정할 만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 재건


우크라이나 재건을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보스포럼 내내 이어졌다. 영상으로 기조연설에 참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에 따른 피해액이 5000억달러에 달한다"면서 오는 7월에 열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콘퍼런스에 전 세계가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우크라이나의 회복을 위해 다보스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보스 = 박용범 특파원 /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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