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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 러 본토 타격 가능한 다연장로켓포 우크라 지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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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거리 수백km MLRS 등 지원 긍정 검토
"무기 사용에 지리적 거리 제한 두지 않을 것"
러군, 하르키우 공습으로 9명 사망·19명 부상
한국일보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루한스크주(州) 인근에서 다연장로켓포를 발사하고 있다. 루한스크=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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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함락 위험이 커지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재차 미국에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등 중화기 제공을 요청했다. 주저하던 미국도 입장을 바꿔 지원을 긍정 검토 중이어서 실제 지원이 이뤄질 경우 확전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MLRS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지난주 미 국방부 인사들이 MLRS를 생산하는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MLRS 공급과 생산량 증대 방안을 논의했다"며 "영국도 미국과 연계해 시스템 지원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빠르면 다음 주 발표될 미국의 대규모 군사지원 계획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돈바스 전선의 교전이 격화하면서 우크라이나 고위 인사들은 미국산 MLRS 지원을 반복 요청해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사람들의 생각보다 (동부 상황이) 더 절박하다. 중화기가 없으면 러시아군을 몰아낼 수 없다"며 지원을 촉구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들이 우크라이나에 옛 소련제 MLRS를 제공했지만, 전용 탄약이 러시아에서만 생산돼 보충이 어렵다. 미국산 MLRS와 HIMARS는 수백km 밖에서도 적을 타격할 수 있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에 직접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실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원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가능성까지 논의했다. 익명의 미 당국자는 통신에 "확전 우려는 있지만, 아직 우리가 지원하는 무기에 대해 지리적인 제한을 두거나 (우크라이나군의) 손을 묶어 놓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당초 러시아와의 갈등 악화와 이에 따른 확전을 우려해 무기 추가 지원을 망설였지만, 최근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은 돈바스는 물론, 후퇴했던 하르키우도 다시 폭격하며 무차별 살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러시아군은 동부 전선의 중요 후방기지인 바크무트에서 동남쪽 13km 떨어진 미드나루다를 점령했다. 우크라이나군 보급로 차단을 위해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를 외부와 연결하는 고속도로 두 개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세베로도네츠크 등 여러 동부 도시를 나열하며 "러시아가 이 도시들을 마리우폴처럼 잿더미로 만들려고 한다"며 "이들은 (돈바스에서) 우리 국민을 추방하고 민간인을 대량으로 학살하는 명백한 제노사이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북부 하르키우에서도 러시아군이 주거지역을 폭격해 민간인 9명이 죽고 19명이 다쳤다. 이 중에는 5개월 된 아기와 부모도 포함됐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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