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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즉위 70주년' 英 여왕 이후 군주제는 유지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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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들 중심으로 군주제 회의론 커져

영연방 국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군주제 반대 움직임 커져

뉴스1

엘리자베스 2세영국 여왕의 재위 70주년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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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 7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기념비적인 행사를 앞두고 있는 영국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군주제 폐지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공화국 캠페인 그룹의 대표인 그레이엄 스미스는 "여왕이 왕위에 있는 동안 군주제가 폐지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여왕은 영국에서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 마지막 군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에게서 선출된 무당파 대통령이 국가원수가 됐으면 한다"며 자신의 바램을 전했다.

스미스 대표는 또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결국 군주제를 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미스 대표가 향후 군주제 폐지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영국 젊은층을 중심으로 군주제에 반감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미래 싱크탱크에 따르면 영국인의 58%가 군주제를 여전히 지지하는 반면 공화국을 선호하는 비율은 25%에 불과하다.

그러나 젊은층만을 중심으로 보면 왕정 지지자는 40%, 공화국 지지자는 37%로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AFP는 영국 젊은층 사이에서 군주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이들이 군주제의 전통에 덜 집착하고 반식민지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소속 헌법학 교수인 로버트 헤이젤은 "여왕이 사망하면 영국 군주제의 큰 전환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왕은 즉위 당시인 1952년 매력적인 젊은 여성이었다"며 "현재 73세의 찰스 왕세자가 즉위하면 영국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보 전문가인 마크 보르코프스키도 "향후 영국의 군주제가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여왕이 살아있을 때와는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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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샌드라 메이슨 바베이도스 총독(오른쪽)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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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영국 본토를 제외한 영연방 국가들 중 일부에서는 군주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움직임이 이미 나오고 있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지난 3월 카리브해에 위치한 영연방국 순방할 당시 자메이카에서는 학자와 정치인, 기업인 등 각계 인사 100명이 영국의 식민지배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영연방 국가 중 하나인 바베이도스에서는 지난해 11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국가원수 자격에서 해임하기도 했다.

영국 내 뿐만 아니라 영연방 국가들 사이에서도 군주제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자 왕실 내에서도 개혁의 목소리가 나왔다.

윌리엄 왕세자는 "군주제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해야 한다"며 "나는 40년 후의 상황을 내다보고 있고 우리는 군주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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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영국 여왕의 재위 70주년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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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국에서는 내달 2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부터 4일간 공개행사가 열린다.

이날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거리에서의 피크닉과 바비큐 파티를 위해 전국적으로 빨간색, 흰색, 파란색 유니언 잭이 거리 곳곳에 걸렸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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