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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World Now] 50년 전 빵값 대신 그림 받았는데‥3억4천만원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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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지붕 집 뒤로 분홍 꽃나무가 보입니다.

흰색 꽃으로 뒤덮인 길가 옆 도로로 검은색 트럭이 달립니다.

화사하고 밝은 색감의 평화로운 풍경 사진을 들고 있는 노부부는 90살 토니 데마스와 69살 아이린 데마스.

이들 부부는 50년 전, 샌드위치값 대신 받은 그림을 최근 경매에 내놓았습니다.

현지시간 27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화가 모드 루이스(1903~1970)의 그림 '검정 트럭'(The Black Truck)이 27만 2천548달러에 낙찰됐습니다.

1970년대 당시 샌드위치 가격은 1.95달러, 샌드위치값 대신 받은 그림이50년이 지나 약 3억 4천만 원에 팔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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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유명 민속화가 모드 루이스 초기작 '검정 트럭' 경매에>

데마스 부부는 1970년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12년간 지중해식 식당 '더 빌라'를 운영해 왔습니다.

무명화가였던 존 키니어 부부는 데마스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의 단골손님이었습니다.

존 키니어는 부인과 함께 거의 매일 오후, 데마스 부부의 식당을 찾았고, 늘 원형 창문 옆 테이블에 앉아 항상 같은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빵에 버터를 듬뿍 바르고 숙성 체다치즈를 넣어 구운 샌드위치, 1.95달러였습니다.

"남편은 키니어 부부와 종종 예술품과 음식을 바꾸는 거래를 했어요"

"우리는 식당 벽에 걸 그림이 필요했고 그는 매일 식사를 해야 했습니다." (아이린 데마스)

데마스 부부는 종종 음식값으로 그림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당시 존 키니어는 주로 자신이 그린 그림을 들고 왔는데, 어느 날, 마찬가지로 무명화가였던 동료 '모드 루이스'의 그림 몇 점을 가지고 왔습니다.

모드 루이스는 10대 시절부터 심각한 류머티즘성 관절염으로 고생하던 캐나다 동부의 가난한 화가였습니다.

우연히 루이스의 사연을 알게 된 존 키니어는 동료 화가로서 붓과 물감 등을 보내며 호의를 베풀었고 루이스는 거리에서 10달러에 팔던 자신의 그림을 보답으로 건넸다고 합니다.

"키니어가 준 그림과 샌드위치를 교환하는 행위가 언젠가 수억원대 재산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토니 데마스)

훗날 루이스는 20세기 캐나다의 대표적인 민속화가가 됐으며, 그가 그린 독특하고 경쾌한 느낌의 작품은 오늘날 캐나다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1970년대만 해도 그렇게 주고받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이웃끼리 어떻게 서로 도울지 생각했고 서로에게 후하게 대했어요." (아이린 데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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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검정 트럭'(The Black Truck)은 그렇게 키니어 부부를 거쳐 데마스 부부 소유가 됐습니다.

데마스 부부는 추억이 담긴 특별한 그림을 50년간 소중히 간직해오다 두 자녀에게 넘겨줬고, 자녀들은 그림을 팔아 데마스 부부가 노년을 즐기는 데 보태기를 원해 경매에 내놨습니다.

"그림은 우리 역사의 일부였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요." (아이린 데마스)

그림과 함께 출품된, 루이스가 키니어 부부에게 보낸 감사의 편지는 5만4천500달러, 우리돈 약 6천800만 원이 넘는 금액에 낙찰됐습니다.

당시 50대였던 키니어 부부는 이미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진주 기자(jinjo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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