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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50년 전 2달러 샌드위치와 바꾼 그림, 3억4000만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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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아이린 데마스(69)와 토니 데마스(90)/경매업체 밀러앤밀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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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캐나다의 한 식당 손님이 샌드위치값 2달러 대신 내놓은 그림이 경매에서 3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2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린 데마스(69)와 토니 데마스(90) 부부는 최근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의 그림 ‘검정 트럭’(The Black Truck)을 경매에 출품했다. 이 작품은 감정가의 10배가 넘는 27만2548달러(약 3억4200만원)에 낙찰됐다.

데마스 부부가 이 그림을 받은 건 50여 년 전이다. 데마스 부부는 1970년대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지중해식 레스토랑 ‘더 빌라’를 운영했었다. 당시 인근에 거주하고 있던 존 키니어와 그의 아내 오드리는 매일 오후 이 식당을 방문했다. 창가 테이블에 앉은 이 부부는 항상 1.95달러의 구운 치즈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키니어 부부가 매일 이 식당을 찾은 덕에 데마스 부부와도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데마스 부부는 키니어가 종종 그림 한두 점을 끼고 식당에 나타났다면서 “우리는 벽을 장식할 만한 게 필요했고, 키니어는 매일 뭔가를 먹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데마스 부부는 그림과 음식을 바꾸는 게 당시에는 특이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1970년대는 달랐다. 우리는 스스로를 중요하게 여기기보다는 이웃들과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이웃들은 매우 관대했고, 그 대가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베풀었다”고 했다.

키니어가 샌드위치값 대신 건넨 그림은 모드 루이스의 작품이었다. 캐나다 동부의 가난한 화가였던 루이스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었다. 루이스에 대한 기사를 읽은 키니어는 동료 예술가로서 감동을 받아 붓과 물감 등 재료를 루이스에게 선물했다. 루이스는 감사함의 표시로 자신이 그린 그림 몇 점을 키니어에게 보냈다.

데마스 부부는 샌드위치와 맞바꾼 그림이 언젠가 이렇게 큰 재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부부는 최근 몇 년 간 이 작품을 경매에 내놓을지를 고민해왔다면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 그림은 우리 삶의 일부였다”고 했다.

경매 업체는 처음 이 작품의 가치를 약 2만7255달러(약 3400만원)로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경매에서는 감정가의 10배가 넘는 27만2548달러에 낙찰됐다. 구매자는 익명의 캐나다 남성으로, 그는 WP와 인터뷰에서 “몇 주 전 커피를 마시다가 우연히 이 이야기를 접했고, 그림을 구매하고 싶어졌다”며 “나는 미술품 수집가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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