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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인터뷰] '브로커' 송강호 "7번째 칸 초월한 기분…K콘텐트 부흥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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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분 '브로커' 송강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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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송강호가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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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번째다. 이제는 내 집 안방처럼 느껴질 법한 영화인들의 꿈의 무대 칸이다.

배우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와 함께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를 찾았다. 3년 전 '기생충(봉준호 감독)'으로 황금종려상이라는 한국 영화계의 새 역사를 쓰고, 지난해는 비경쟁 부문 초청작 '비상선언(한재림 감독)'을 소개하는가 하면, 한국 남자 배우 최초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했다. 그리고 쉼 없이 또 방문한 칸이다. 이제는 매년 5월 칸영화제에서 송강호를 만나지 않으면 낯설 지경. 레드카펫 위에서 후배들을 다독이며 이끄는 모습은 흡사 인자한 아버지의 모습도 떠오르게 만들었다. 특히 올해는 멋들어진 선글라스로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던 바, 본인의 아이디어로 완성된 작품이다. 송강호는 "한 7번 오니까 한 번 변화를 주고 싶었다. 이상했냐"면서도 "과감하게 끝까지 가 봤다. 런던에서 한창 작품 촬영 중인 봉준호 감독이 사진을 봤는지 '아~ 너무 멋있다'는 쓸데없는 문자나 보냈더라"고 너스레를 떨어 노련하게 역대급 인터뷰 현장 분위기까지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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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팀이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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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모두가 폐막식까지 남아있는 상황이 됐다.

"박찬욱 감독님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은 조금 부담스러우시겠다. 나는 뭐, 여러 이유로 많이 와 봤기 때문에 모든 것에 초월했다고 해야 할까? 하하."

-레드카펫에서도 굉장히 여유가 넘쳤다. 이지은·이주영에게 아낌없는 조언도 건넸다고.

"아무래도 처음이니까. '편하게 자유롭게 들어가도 되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아라'라고 했는데, 사실 그렇게 이야기를 해줘도 막상 서게 되면 긴장할 수 밖에 없다. 100번을 서도, 아무리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가 와도 칸 레드카펫은 긴장이 좀 된다. 전 세계 언론이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런 것 아닐까 싶다."



-선글라스는 본인 아이디어였나.

"하하하. 과감하게 끝까지 가 봤다! 어째 좀 이상했냐.(웃음) 한 7번 정도 오니까 한 번쯤 변화를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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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송강호가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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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브로커' 촬영 전 봉준호 감독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본인에게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었나.

"나에게는 전혀 없었다.(웃음)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에 문자가 왔다. 사진을 봤는지 '아~ 너무 멋있다'고 보냈더라. 아주 쓸데없는 문자만 왔다. 하하. 런던에서 한창 촬영 중인데, 지금 현장에서 쌍코피 터지고 있다더라."

-완성된 작품은 칸에서 처음 본 것으로 아는데 어땠나.

"난 좋았다. 한국에서 편집본을 본 적이 있는데, 편집본은 조그마한 화면으로 보게 되고, 색보정 같은 후반 작업이 하나도 안돼 있어서 전부다 어둡게 볼 수 밖에 없다. 어떤 장면이 어떻게 나온건지 명확하게 확인하기가 어려운데, 극장에서 완성본을 보니까 좋더라. 그리고 난 안 지루하던데? 하하하. 예술 영화들은 보통 그렇게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지 않나. 근데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더라."

-현장에서 감독에게 편집본에 대한 의견과 조언을 꾸준히 건넸다고. 외국인 감독에 대한 배려와 도움을 주고자 했던 것일까.

"감독님께 여러 번 여쭤봤다. '혹시 내가 말씀 드리는게 결례가 되지 않겠느냐. 그럼 저는 아무 말씀 안 드리겠다.' 정말 여러 번 이야기 하기 했다. 근데 감독님도 '무슨 소리냐. 얼마든지 말해주는 게 나를 도와주는 것이다'라고 여러 번 이야기 하셨다. 도움이 된 것도 있고, 내 이야기가 전혀 도움이 안 된 것도 있고 그럴 것이다.(웃음)"

-그간 한국 영화계 거장 감독들과는 모두 작업을 했다.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만났는데 실질적으로 느낀 공통점이 있을까.

"있다. 이제 나이 순으로 따지면 고레에다 감독님이 계시고, 박찬욱 감독님, 김지운 감독님, 봉준호 감독님인건데, 다들 비슷비슷한 나이이긴 하지만.(웃음) 네 분의 공통점은 본인들이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음에도 배우들의 창의력을 적극적으로 존중해주고, 문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그런 지점들이 굉장히 인상 적이었다. 그래서 배우들로 하여금 위축되지 않고 자신 있게 연기하게끔 만들어 주신다."

-그러한 거장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송강호와 함께 했다는 것이고.

"나는 시간이 많은 배우라. 다른 배우들은 정말 너무 바쁜데~ 난 늘 하는 것이 없이 있으니까. 으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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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송강호가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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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송강호가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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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경험한 고레에다 감독의 작업 방식은 어땠나.

"독특하다. 완벽한 시나리오를 완성 시킨 다음에 첫 촬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와 캐릭터 구성들을 찍어 나가면서 완성한다. 소통도 많이 하기를 원하시고, 본인이 매일 혼자 방에 들어가 편집을 한다. 그 시간을 가장 재미있어 하신다고 하더라. 그렇게 정리된 것을 또 고쳐 쓰시고. 그런 작업들이 다른 감독님들과는 다르다고 생각된다."

-배우 입장에서는 완성된 시나리오를 보고 촬영에 들어가는 게 더 편하지 않나.

"얼핏 보면 그렇고, 어떤 면에서는 편할텐데, 반면 고레에다 감독님 방식은 자유로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물론 스태프들은 힘들 수 있다. 준비가 돼야 하는데 갑자기 갑자기 이뤄져야 하니까. 하지만 감독님은 스태프들을 난감하게 하고, 힘들게 만드는 분은 또 아니라 현장은 모든 면에서 잘 진행됐다."





-앞선 국내 제작보고회에서 이지은에게는 연기 칭찬을 했는데, 강동원에게는 한 번도 안 했다는 말을 했다.

"당연히 농담이다.(웃음) 사실은 이주영 씨도 계시고 배두나 씨도 계시는데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만나는 지점이 별로 없다. 촬영도 따로 하다 보니까. 근데 아이유 시는 계속 같이 이동하면서 연기도 보게 되니까 직접적인 칭찬도 할 수 있었다. 그때 말했던 '잘했다'는 장면은 옥상 장면인데, 옥상에서 형사 두 명에게 약간 취조 아닌 취조와 몸싸움을 하는 그 시퀀스다. 그 장면을 촬영한 다음 날 현장에 갔더니 스태프들이 '어제 아이유 씨가 그 장면 찍었는데 상당히 잘하더라'라고 먼저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그래? 봐야겠는데?' 싶었고, 보기 전에 아이유 씨에게 '스태프들이 어제 다 잘했다고 하더라~'라고 하니까 아이유 씨도 가볍게 '그럼 선배님 한번 봐주세요!'라고 했다. 근데 진짜 정말 잘했더라. 범죄자로서의 모습도 있지만, 애기 엄마로서의 모성과 여러가지 개인적인 어떤 사회에 대한 반항심이 점철돼 있는 상태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모습이 너무 완벽했다.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고, 내가 먼저 촬영이 끝나 좀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이유 씨 쪽이 영 안 끝나는 것 같더라. '에이 모르겠다' 싶어 사실 출발을 했다.(웃음) 그 때 아이유 씨가 그런 상황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뛰어 왔다. 창문만 내리고 말해주고 간건데, 아이유 씨가 감동을 받았나 보더라. 반면 같은 자리에 잇던 이주영 씨에게는 또 미안했다. 칭찬을 해줘야 하는데 같이 연기한 신이 없으니까. 어제 영화 보니까 주영 씨도 매력 있고 두나 씨는 워낙 베테랑이니까. 정말 노련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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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송강호가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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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강동원 배우가 '송강호 선배님과는 유머코드가 아주 잘 맞는다'는 말을 하더라.

"노노노노~ 아니다. 동원이 좀 썰렁한데. 하하하. 동원이 하고는 오래 전 작품을 하면서 워낙 좋았고 여전히 막내 동생 같은 느낌이 있다. 생긴 건 저렇게 생겨도 마음은 완전 시골 순박이다. 그런 친구여서 언제 만나도 참 좋다."

-이 참에 강동원에 대한 칭찬도 해준다면.

"그 땐 정말 웃자고 한 소리였다. 하하. 동원 씨는 외모에서 주는 아름다움은 너무 압도적이라는 것을 모두가 안다. 근데 연기 할 때도 되게 노력을 많이 한다. 전혀 안 하는 것처럼 보인다. 잘생긴 배우들은 왜 그렇지 않나. 하지만 엄청 노력하고 분석하면서 성실함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간다. 배우로서 자존심 그런 것들이 본인을 지탱하는 것 같다."

-올해 칸영화제에서는 K콘텐트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축적 된 역사가 있지만 최근의 시작에는 단연 '기생충'이 있다. 부흥의 시발점에서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아유 좋다. 너무 좋다. 오늘도 포토콜 할 때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이 '지금 깐느에는 한국 콘텐트가 압도적으로 좋다'는 말을 하더라. 농담 반 진담 반이겠지만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간접적인 표현이기도 했을 것이다. 경쟁부문에 두 편이 오고, '헌트'가 오고 했지만 편 수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딜 가나 한국 콘텐트에 대한 칭찬이 뒤따르고 있고 많은 이들이 부러움을 느낀다고 하더라. '그 이유가 뭐냐' 자꾸 그런 질문을 하면 '한국이라는 나라는 쉼 없이 역동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 문화 사회 역사 모든 분야에 항상 역동성이 수반되고 그 힘으로 그 작은 나라가 성장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런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아마 한 자리에 머무르고 정체 돼 있지는 않을 것이다. 늘 새롭지 않나'라고 답한다. 사실인 것 같기도 하다."

칸(프랑스)=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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