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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여기만 가면 '한국폰 무덤'"…희망 본 삼성전자, 재기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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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천국' 日·'애국소비' 中서 몇 년째 고전…5G 전환·폴더블폰 인기에 상승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국폰의 무덤'으로 불리던 이웃나라 일본·중국에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으로 재기할 수 있을 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10% 미만의 점유율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최근 점유율에 변화가 감지되며 조금씩 희망이 보이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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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하라주쿠 매장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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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트지애널래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일본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은 9.7%정도다. 일본 기업 샤프(10%)에도 뒤처지는 수준이다.

이는 '애플 텃밭'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본 내 '아이폰' 영향력이 큰 데다 소비자들이 샤프, 후지쯔, 소니 등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컸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나타나는 반한 감정도 삼성전자에는 악조건이었다. 이를 고려해 지난 2015년 '갤럭시S6' 출시 때부터 '삼성'이라는 회사명도 떼고 '갤럭시'로만 승부했지만 소용없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지난 2012년 14.8%의 점유율로 정점을 찍고 나서 2014년에 5.6%로 한 자릿수로 하락한 후 2017년 1분기에는 3.8%까지 추락했다. 이후 6.4%(2018년), 7.8%(19년), 10.1%(20년)로 점차 오른 뒤 지난해 9.7%로 다시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과 샤프의 점유율은 각각 52.7%→60%, 5.2%→10%로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에 '험지'로 꼽힌다"며 "애플이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자국 브랜드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하기 쉽지 않은 곳"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선 더 심각하다. 2013년까지만해도 20%의 점유율로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리얼미 등 중국 브랜드들에게 밀려 지난 2019년부터 1% 미만대로 떨어진 후 지난해까지 0%대를 유지했다. 업계에선 0.7~0.8%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선 올해도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내 점유율이 1% 미만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논란으로 반한 감정이 확산되고 같은 해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중국 시장은 '애국 소비' 성향이 짙어 해외 브랜드를 배제하는 경향도 한 몫 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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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자가 중국에서 처음 시행하는 중고폰 보상 매입 서비스 '싱후이거우' [사진=삼성전자 중국법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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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과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에 변화가 감지되며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3.5%로 2위에 올랐다. 이는 2013년 1분기(14.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샤프(9.2%)·소니(6.5%) 등 현지 브랜드들도 제쳤다. 또 지난 4월 일본에 출시된 '갤럭시S22'도 사전 판매 실적이 전작 대비 50% 증가하는 등 좋은 반응을 보여 향후 점유율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도 지난해 말까지 0%대로 고전했지만, 올해 3월에는 3% 정도(스탯카운터 기준)로 올라왔다. 20% 점유율을 확보한 애플을 비롯해 화웨이(34%), 샤오미(9%), 비보(6%), 오포(6%) 등 현지 브랜드에 여전히 밀리지만 0%대를 벗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1분기 시장점유율은 1%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통신사들이 3세대(3G) 서비스를 종료하고 LTE(4G)와 5세대(5G) 제품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삼성 '갤럭시'를 선택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라며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폰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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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일본 판매 포스터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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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는 일본, 중국 내 점유율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전략 재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중국에선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 직속의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했다.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및 가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 부회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또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온라인 채널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최근 중고 갤럭시 스마트폰을 보상 매입하는 '싱후이거우(스타 바이백)' 서비스도 선보였다.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을 평균 중고 시세보다 약 20%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로부터 되사는 서비스로, 신제품 판매를 촉진하고 자사 제품 재구매율을 높이는 '록인' 효과를 노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워낙 자국 제품 소비 성향이 강하고 삼성 제품에 대한 반감이 있어 당분간 눈에 띄는 성과를 보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다만 장기적으로 폴더블폰 등이 지금처럼 큰 흥행을 이어간다면 생각보다 빨리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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