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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세계 속 한류

BTS 뜨자 백악관 기자실 미어터졌다…“다르다고 잘못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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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초청 방문, 혐오 대처·다양성 논의

브리핑룸 들러 “혐오 근절 도움 되고자…”

브리핑룸 인산인해…백악관 밖선 팬들 응원

브리핑 중계 동시 접속자 30만 넘어서기도


한겨레

31일 백악관 브리핑룸 연단에 선 비티에스(BTS) 리더 알엠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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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인종 혐오 사건과 분위기가 번져나가는 가운데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1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나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와 차별 근절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방탄소년단이 미국의 ‘아시아계,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제도 주민 유산의 달’의 마지막날을 혐오 반대 메시지로 장식한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백악관 브리핑룸을 찾아 인종 혐오 범죄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의 안내로 연단에 선 방탄소년단 리더 알엠(RM)은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와 아시아인들에 대한 포용성과 다양성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에 초대돼 큰 영광”이라고 인사했다.

다른 멤버들도 혐오에 대한 대응과, 음악에 대한 사랑을 통한 세계인들의 화합을 강조했다. 지민은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많은 증오 범죄에 대해 굉장히 놀랐고 마음이 안 좋다”며 “이런 일이 근절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했다. 제이홉은 “저희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다양한 국적, 언어, 문화를 가진 세계의 팬 아미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정국은 “한국인의 음악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서 전 세계에 많은 분들께 닿을 수 있다는 게 아직까지도 좀 신기한 것 같다”며 “이 모든 걸 연결시켜주는 음악이란 건 참으로 훌륭한 매개체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슈가는 “나와 다르다고, 그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라며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뷔도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 있는 존재로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또 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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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백악관 방문을 취재하기 위해 백악관 브리핑룸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기자가 모여들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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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에 대한 관심은 백악관 안팎에서 확연했다. 백악관 브리핑룸의 고정석 49석이 다 차고 100명가량의 기자가 서서 방탄소년단을 지켜봤다. 미국 기자들은 백악관 기자실이 이 정도로 빽빽했던 것은 근래에 없던 일이라고 했다. 기자들도 신기한듯 브리핑룸 내부를 촬영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입장하자 많은 기자들이 앞다퉈 휴대폰을 꺼내 촬영했다. 백악관 밖에서는 팬 200여명이 응원 구호를 외쳤다. 브리핑 인터넷 중계 영상은 동시 접속자가 3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이 퇴장한 뒤 브리핑을 위해 연단에 오른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집에 가서 애들한테 내 브리핑 오프닝을 비티에스가 해줬다고 얘기해야겠다”는 농담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외국의 대중음악 그룹을 백악관에 초청한 것은 그의 인종 혐오 범죄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경각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백악관은 방탄소년단 초청 사실을 발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에 맞서 싸우겠다고 약속해왔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방탄소년단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논의”하고, 방탄소년단이 세계에 전파하는 희망과 긍정성에 대해서도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3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한인 여성 4명 등 8명이 희생된 총격 사건에 대해 인종차별과 폭력에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내는 등 인종 혐오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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