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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루키 부담 훌훌 날린 김도영 “위로뿐이던 날들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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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KIA 김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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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타율·안타 1위로 ‘폭격’
개막 후 타격 침체, 혹독한 신고식
“머릿속이 복잡해 부진 길어진 듯”

코치 등 도움받아 ‘원래 폼’ 회귀
“앞으로는 축하받도록 뛸 것” 다짐

김도영(19·KIA)은 2022년 봄,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은 얼굴이었다. 투수 유망주를 수집해오던 KIA가 1차 지명으로 택할 만큼 공·수·주를 모두 갖췄다는 고교 특급 내야수, 시범경기에서 다부진 표정과 몸짓으로 타율(0.432)·안타(19개) 1위를 차지해버린 고졸 신인 김도영은 ‘슈퍼루키’로 불리며 독보적 신인왕 후보로 기대받았다.

이후 석 달, 김도영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개막전 KIA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벤치에서 대기하는 날이 점점 늘었고, 꿈꿨던 축하 대신 위로받는 날이 훨씬 많았고, 시범경기를 통해 솟았던 자신감도 점점 사라져갔다.

김도영은 “당연히 프로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시범경기 때도 타율 같은 기록은 보지 않았다. 그냥 고교 때랑 똑같이 했는데 다 끝나고 보니 성적이 좋게 나와 해볼 만하겠다 생각했지만, 정규시즌 들어오자 확실히 벽이 높았다”며 “거기서 당황하다 보니 타격 폼에 문제가 있나 해서 자꾸 바꾸게 됐고 생각이 복잡해져 부진도 길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정규시즌 개막하자마자 5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고, 타율 0.179로 데뷔 첫 달을 보낸 끝에 5월부터는 벤치를 지키는 날이 늘었다. 모두의 기대는 작아지기 시작했고 자존감도 떨어져갔다.

두 달 넘게 깊이 고민하고 이것저것 시도해봤던 김도영은 이범호 타격코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팀 선배들의 많은 조언도 깊이 새겨들었다. 타격 폼의 문제인가 했지만 아니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은 다 칠 수 있다 생각했던 김도영은 프로 무대에서는 노림수가 없으면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았다. 김도영은 “투 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가 되면 시범경기 때는 투수들이 바로 승부로 들어왔는데 정규시즌 때는 그다음 높은 공, 낮게 떨어지는 공도 하나씩 들어온다. 그런 거 하나 바뀌었는데도 머릿속이 복잡해 초반 힘들었다”며 “시범경기 때는 그냥 공을 맞혔다면 지금은 타석에 들어가기 전부터 전부 생각하고 들어간다. 지금부터라도 잘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요즘은 마음을 많이 가볍게 했고 기운도 많이 난다”고 말했다.

지난 두 달여간, 기대가 컸기에 실망한 팬들로부터 비난도 쏟아졌다. 위로의 말도 많이 들었다. 주변의 말들이 김도영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김도영은 “욕도 많이 먹었지만 위로해주는 팬들이 정말 많았다. 감사하면서도 나 자신에게는 화가 났다. 축하를 받지 못하고 위로만 받고 있으니 한심했다”며 “얼마 전 후배를 만났는데 ‘굉장히 자신 없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도 나한테 화가 났다. 실제로 4월에는 타석에 들어가기 두려웠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김도영은 “이제는 아니다. 타석에 빨리 들어가고 싶고 많이 나가고 싶다. 한 타석만 들어가도 땀이 쫙 빠질 정도로 집중한다”고 말했다.

야구 천재로 불리며 야구했고 시범경기 때는 ‘제2의 이종범’이라는 특급 칭찬까지 받았던 김도영은 태어나서 가장 야구를 못한 요즘 가장 많은 것을 배웠다.

김도영은 “코치님과 선배님들이 ‘너는 10년, 20년을 더 야구해야 하니까 지금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라’고 하셨다. 초·중·고교 때 배운 것을 합친 것보다 지금 석 달 사이 배운 것이 훨씬 많다고 느낀다. 이 몇 달은 영원히 잊지 않겠다”며 “앞으로는 위로보다 축하를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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