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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낙태권 후퇴에 멕시코 원정낙태 문의 늘고, 기업들은 원정시술 비용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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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청사 앞에서 시위대가 '낙태를 합법화 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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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합법화한 이른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면서 미국에서 주(州) 경계는 물론 국경까지 원정 낙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요 기업들은 직원들의 ‘원정 시술’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낙태를 돕는 멕시코 시민단체 ‘네세시토 아보르타르’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여성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네세시토 아보르타르는 ‘나는 낙태가 필요하다’는 뜻의 스페인어다.

멕시코에서는 수도 멕시코시티 등 일부 주에서 낙태가 허용돼 왔다. 특히 임신 중절에 쓰이는 약물 중 하나인 미소프로스톨을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600페소(약 3만9000원)에 구할 수 있다.

때문에 낙태가 엄격한 주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멕시코로 ‘원정’을 떠나 낙태 시술을 받기도 했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미국 텍사스주는 지난해 사실상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고, 오클라호마와 플로리다, 오하이오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다.

이번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멕시코 원정을 떠나는 여성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네세시토 아보르타르는 지난 2월부터 매주 10명가량의 여성들에게 낙태약을 제공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이 단체는 멕시코 북부 몬테레이에 있는 주택에 여성들이 낙태약을 복용하고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한편 미국 주요 기업들은 낙태가 금지될 것으로 보이는 주에 거주하는 직원들의 낙태권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에 나섰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지난 1일자 ‘사내 메모’에서 ‘합법적 낙태’를 포함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집에서 먼 곳으로 여행할 필요가 있는 미국 내 직원들에게 사측이 관련 비용을 부담한다고 공지했다.

도이체방크도 자택에서 100마일(약 161㎞) 안에서 낙태 시술을 받을 수 없는 직원들에게 관련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사내 보건정책을 개편한다고 이날 밝혔다.

월트디즈니도 낙태를 포함한 의료서비스에 접근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여행해야 하는 직원들의 비용을 보전하겠다고 했다. 디즈니는 플로리다주 월트디즈니 리조트에서만 8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불법화하는 법안에 최근 서명했다.

아마존은 지난달 2일 낙태를 포함한 의료 관련 여행비용으로 최대 4000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애플도 소매 영업 직원들에게 낙태 시술과 여행비용을 부담하겠다고 했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와 마스터카드, 스타벅스 등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계획을 내놓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이날 대법원 결정에 대한 ‘평화적’ 항의 시위에 참여했다 체포되는 직원들에 대해 보석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파타고니아 역시 직원들의 원정 낙태에 필요한 경비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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