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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LTV 80 해주면 집 사볼까…생초자 대출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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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LTV·DSR 동시 완화

30세, 주담대 6% 금리면 9200만원 벌어야

나이 연봉 같아도 직종별 장래소득 '격차'

은행 현장서 혼란 예상…현장 활용 적을 수도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정부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에게 소득제한 없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를 적용하고 최대 6억원까지 대출해주겠다고 밝혔지만, 자고 일어나면 급등하는 금리에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다. 가파른 대출금리 상승세에 6억원 대출 문턱이 매일매일 높아지고 있어서다. 또, 연봉과 나이가 같아도 직종별로 빌릴 수 있는 대출 한도가 2배 정도까지 차이가 날 수 있어 은행 현장에서 혼란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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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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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벌어야 6억 대출 가능할까…높아지는 문턱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6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라면 소득이나 구입주택 가격 및 소재지 등에 관계없이 LTV를 80%까지 완화하기로 했다. 최대 대출한도를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7억5000만원 이상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6억원까지 대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동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산정할 때 청년들의 미래소득을 제대로 반영하겠다며 대출부터 만기시점까지 각 연령대별 소득 흐름 평균을 고려해 대출 한도를 설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4세라면 현 소득의 1.5배, 25~29세라면 현 소득의 1.3배를 번다고 가정해 DSR이 계산된다. 30~34세는 1.18배, 35~39세는 1.07배 정도 소득이 높게 계산된다.

주담대 금리가 4%라고 가정한다면, 20대 초반은 연소득이 5700만원만 넘으면 6억원까지 대출해도 DSR 규제에 저촉되지 않았다. 20대 후반은 연소득 6600만원, 30대 초반은 7300만원, 30대 후반은 8100만원 정도를 벌면 6억원을 대출할 수 있다.

문제는 금리가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이 신규취급한 주담대 금리는 4% 언저리였는데, 주담대 금리가 5%로 상승한다면 6억원까지 빌릴 수 있는 연소득 문턱은 훌쩍 높아진다. △20대 초반은 6400만원 △20대 후반 7400만원 △30대 초반 8200만원 △30대 후반은 9100만원까지는 벌어야 한다.

금리가 6%로 오른다면 △20대 초반 7100만원 △20대 후반 8200만원 △30대 초반 9200만원 △30대 후반 1억100만원은 돼야 6억원까지 대출 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들의 대출여력이 높아졌지만 상단인 6억원까지 빌릴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을 수 있다”면서 “차주별 DSR 규제를 적용받는 만큼 연소득이 평균보다 크게 높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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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연봉 같아도 직종 따라 두배 격차

다만 이 같은 계산은 전직종을 평균한 것이어서 실제 은행 창구를 찾으면 전혀 다른 대출 한도를 받아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음식점에서 서빙 업무를 하는 2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서비스종사자로 분류돼 장래소득이 현 소득 대비 24.2%밖에 높게 추산되지 않는다. 반면 소매업체에서 음식료품을 판매하는 동갑내기 친구 B씨가 연소득 대비 60% 넘는 장래소득을 인정받을 수 있다.

20대 초반(20~24세)은 평균적으로 현재 대비 51.6%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가정해 DSR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연봉이 3000만원이라면 4548만원을 받는 것으로 계산되는 셈이다. 20대 후반(25~29세)은 31.4%, 30대 초반(30~34세)은 17.7%, 30대 후반(35~39세)은 6.8% 높은 연봉으로 계산된다고 금융당국은 설명한다.

그러나 직종에 따라 미래소득 반영률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 변수다. 같은 20대 초반이어도 ‘관리자’로 분류된다면 현 소득보다 149.3% 많은 것으로 계산된다. 똑같이 3000만원을 받더라도 이 경우 7479만원을 받는 것으로 계산된다는 뜻이다.

반면 ‘서비스 종사자’로 분류될 경우 현 소득보다 24.2% 많은 것으로 간주한다. 연봉을 3000만원 받는다면 장래소득 반영 연봉은 3726만원에 불과하다.

그밖에 사무 종사자의 경우 소득이 61.5% 높은 것으로 계산되고, △판매 종사자 64.7%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 59.1%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 29.2% △단순노무 종사자 24.2%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 21.9%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 20.1% 순이다.

문제는 이같은 직업분류 기준을 곧바로 인식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령 음식점에서 서빙 업무를 하면 서비스 종사자로 분류돼 장래소득 인정비율이 24.2%에 불과하지만 음식료품 판매 업무는 판매 종사자이기 때문에 64.7%로 크게 높아진다. 음식업 운영부서 관리자는 관리자로 분류돼 149.3% 늘어난다. 특히 경우에 따라 본인의 직업이 소속된 직종을 구분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어 차주들은 실제 은행을 찾아야 정확한 장래소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도 대출한도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산출공식에 따른 장래소득에 의구심을 가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기존에도 금융당국이 DSR 산정시 장래소득을 고려할 수 있도록 했지만 현장에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DSR 산출시 장래소득 반영과 관련해 당국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아직 공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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