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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韓최초 나토 회의 참석…윤 대통령·김 여사 외교무대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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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늘 스페인 마드리드로 떠납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나토정상회의 참석은 이번이 처음인데 회원국이 아닌 우리나라로서는 이번 회의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기는 어렵지만, 양자 회담 등을 통해 서방 국가들과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경제적 실리를 취하는 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심을 모았던 한일 양자회담은 불발됐지만,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한일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아울러 김 여사는 '배우자 일정'을 소화하며 공식 외교무대에 데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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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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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윤창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나란히 27일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하는 전용기에 몸을 실으면서 외교 무대에 출사표를 던진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최초로 나토 정상회의에 파트너국 정상 자격으로 참석한다. '최초'라는 수식어도 부담이지만, 서방국가 중심의 다자외교 무대에 선다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윤 대통령의 과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서방 국가들과의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경제적 이득을 취해야 하는 것과 한일 관계 개선 등이다.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는 기본적으로 '집단 안보 보장' 기구다. 미국과 소련 간 냉전이 격화되던 시기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1949년 4월에 만들어졌다.

나토의 특징은 회원국이 다른 국가의 침략을 받으면 다른 회원국들이 자동으로 개입해 집단 방위권을 발동하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런 내용이 명시된 나토 헌장 5조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결코 우리의 서약을 어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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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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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그러나 나토 회원국이 아닌 우리나라는 집단 방위권과 관련해 관여도가 낮아 나토 정상회의에서 펼칠 수 있는 외교적 입지가 크지는 않다. 그만큼 윤 대통령의 다자외교가 주목받지 못할 수도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22일 "집단 방위의 실천 부분 등은 우리와 상관이 없다"며 "우리는 파트너 국가로서 초청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의 접근방법 역시 집단 방위보다는 '포괄 안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포괄 안보에는 군사적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안보, 기후변화, 기술협력 등도 포함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주목받기는 쉽지 않지만,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격상시켜 외교의 저변을 넓히고 실속을 챙기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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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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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실제로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 동안 모두 14개 이상의 정상회담을 소화할 예정이다. 대부분 양자 정상회담인데, 경제 이슈가 많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9일에는 네덜란드와 폴란드, 덴마크 정상과 양자회담이 예정돼 있는데, 이들과는 주로 반도체와 원자력, 청정에너지 문제 등을 놓고 양국이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또 30일에는 체코와 영국과도 양자회담이 개최되는데, 원자력을 포함한 다양한 경제협력 현안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또 스페인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인들과도 윤 대통령은 직접 오찬 간담회를 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스페인은 EU내 4대 경제권으로 디지털, 청정에너지, 중남미 지역을 포함한 제3국 공동 진출 관련 협력을 얘기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방국가 입장에서 주요한 이슈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도 인도주의적 차원의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까지 5천만 달러를 집행했고, 추가로 5천만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공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한일 정상

한일 관계 개선 역시 윤 대통령의 핵심 과제다.

일단 관심을 모았던 한일 양자회담을 불발됐다. 대신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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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나토정상회의가 열리는 오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한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26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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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나토정상회의가 열리는 오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한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26일 밝혔다. 연합뉴스
한미일 정상은 29일 오후 2시 30분쯤 만나 30분 정도 대화하기로 했다. 4년 9개월 만에 3국 정상이 다시 모이게 된 셈이다.

그간 대통령실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작업에 공을 들여왔다. 오랜 기간 경색된 관계가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국 역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오는 29일부터 김포-하네다 항공노선 운항이 재개되는 것도 양국의 물밑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양국 관계 개선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참의원 선거는 다음 달 10일 치러진다. 점차 우경화되고 있는 자민당으로는 선거 직전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되는 것이 선거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일 양자회담이 불발된 것도 일본의 이런 국내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때문에 양자 대신 양국 모두 가까운 미국을 사이에 두면서 회담이 진행되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채택된 것으로 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일본의 참의원 선거 이전에 과거사 문제를 포함해 한일 간 풀어야 될 문제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구체적인 얘기를 나눠본 적이 아직 없다"며 "갑자기 만났을 때 무슨 얘기를 시작하면 (이후) 언론에 대답할 것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대답할 게 없으면 안하는 게 좋다"고 한일 양자회담 불발의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일 관계는 일본의 참의원 선거 이후 전환점을 맞게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일본 선거 이후 미뤄졌던 한일 외교장관 회담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실무 레벨 간 강제징용 문제를 포함해 한일 현안을 풀어가는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후 한일 셔틀 정상회교가 논의될 수 있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건희 여사, 공식 외교 데뷔…주특기 발휘되나

아울러 김건희 여사의 공식 외교 데뷔에도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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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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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윤창원 기자
김 여사는 아직 공식적으로 외교 무대에 선 적이 없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비공식 적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적은 있다.

김 여사는 스페인 왕궁에서 안내하는 '배우자 일정'에 맞춰 움직일 계획이다. 산 일데폰소(San Ildefonso) 궁전과 왕립 유리공장, 소피아 국립 미술관 등을 방문하고, 윤 대통령과 함께 동포 간담회에도 참석한다.

예술·미술 분야는 김 여사의 강점이기도 하다. 과거 미술품 전시 기획 분야에서 일하며 관련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사가 가진 예술 분야의 지식과 유창한 영어 실력이 배우자들 간 외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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