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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러, 유치원에도 미사일 공격…나토 직전, 하루 62개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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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이례적인 규모의 미사일 공격

나토 회의 앞둔 경고·군보급 차단 노린 듯

러시아군, 동부 리시찬스크 시내 대거 진입


한겨레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아파트에서 26일(현지시각) 소방관 등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키이우/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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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전국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이틀째 이어갔다. 러시아군은 25일(현지시각) 40여기의 미사일 공격을 벌인 데 이어 26일에도 60기 이상의 미사일을 전국에 발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밤 대국민 연설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군이 키이우 등 전국에 62기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만 막아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전날에도 우크라이나 서부 등 직접적인 교전이 벌어지지 않는 지역을 포함해 전국에 40기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러시아군이 지난 5일 이후 처음으로 이날 수도 키이우를 공습해, 한 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전했다. 이날 공습으로 아파트와 유치원 등이 파괴되면서 7살짜리 소녀가 다치는 일도 벌어졌다. 미국의 ‘전쟁 연구소’(ISW)는 키이우에 대한 이번 공습은 지난 4월 29일 이후 최대 규모였다고 지적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기자들에게 러시아군의 수도 공습은 2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둔 ‘상징적인 공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주요 7개국 정상회의도 26일부터 28일까지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엘마우성에서 열린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에 있는 무기 공장과 무기 보급 통로에 위치한 중부 도시 체르카시도 미사일로 공격함으로써,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보급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드러냈다.

미 전쟁 연구소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추적하는 트위터 계정 ‘지오컨펌드’가 공대공 미사일, 대전차 미사일, 항공기 부품 등을 생산하는 아르템 국영 합자회사도 미사일 공격 목표에 포함됐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체르카시에 대한 미사일 공격은 우크라이나 중부 지역을 지나는 드니프로강의 교량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 도시는 그동안 러시아의 공격을 거의 받지 않던 곳이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러시아군이 우리의 무기와 서양이 제공한 무기가 동부 지역으로 공급되는 걸 제한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대 교전 지역인 동부 돈바스에서는 러시아군이 이날 루한스크주의 마지막 남은 미 점령지 리시찬스크를 집중 공격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러시아의 폭격으로 리시찬스크의 텔레비전 신호 전송탑과 다리가 파괴됐다며 “엄청난 파괴가 벌어지고 있다. 리시찬스크를 거의 식별할 수 없는 정도다”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자국군이 여러 방면에서 동시에 리시찬스크 시내로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친러시아 분리독립 세력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5개 방향에서 동시에 시내로 진입해 우크라이나군을 고립시켰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 이 지역 핵심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를 방어하던 군인들을 인근 리시찬스크 등으로 철수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루한스크주에서는 리시찬스크를 뺀 전 지역이 러시아군의 통제 아래 들어갔다.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세베로도네츠크의 아조트 화학공장에 머물던 민간인 250명 이상이 이날 공장을 빠져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러시아군이 공장을 포위하고 공격하는 동안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대피하던 이들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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