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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이상민 "경찰, 30여년 행안부 패싱…독립기구 아니다"[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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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대국민 브리핑

"시스템으로 경찰 지휘ㆍ견제하겠다는 것"

행안부내 경찰업무조직 신설…"경찰 국정운영 정상화"

승인ㆍ보고 체계 마련…소속청 지휘규칙 제정

이데일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브리핑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행안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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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과거 대통령실에서 경찰을 직접 지휘·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는데, 이는 행안부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헌법과 법률에 위배해 행안부를 패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지난 12일 발표된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행안부내 경찰업무조직을 신설하는 등의 준비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해경의 피살 공무원 사건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현 시스템에서는 도무지 어떤 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그 과정을 우리 국민들은 알 수도 없고 사후적으로 밝히는 것도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대통령실에서 경찰을 지휘할 조직이나 기구를 없앤 상황에서 경찰은 사실상 아무런 지휘나 견제 기관 없이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에 이어서 제4의 경찰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날 자문위 권고안에 따라 행안부내 경찰업무조직을 신설하는 등의 준비절차에 착수하고, 행안부 소속청인 경찰청과 소방청의 정책, 예산·인사, 법령에 대한 승인 및 보고 체계 등을 담은 소속청 지휘규칙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조직을 신설하더라도 일반 경찰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직접 지휘를 받아오던 것을 더 이상 대통령실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지 않고 행안부를 거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견제와 관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의 독립성 침해 주장과 관련해서도 “경찰은 헌법재판소나 법원과 같이 독립된 기관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대통령실의 직접적 관여와 정치적 영향력이 경찰의 중립에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맞받았다.

다음은 브리핑 일문일답이다.

△행안부가 대통령실의 관여를 위한 통로가 되는 것 아닌가.

-과거 대통령실에서 경찰을 직접 상대해서 지휘하는 것과 헌법과 법률이 명하는 국무총리 행정 각 부의 장을 통해서 제대로 된 지휘 라인으로 지휘와 견제가 들어가는 것이 결코 같을 수는 없다.

△최근 인사 번복 논란과 관련해 말씀대로 지휘권자로서 행안부 장관의 사의 표명이나 대국민 사과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인사 번복 사태와 관련해서는 이미 애초에 보도 당시는 인사 번복이라는, 제가 보기에는 황당한 그런 내용으로 보도가 됐다. 지금 인사 번복이 있지 않았다는 것은 거의 팩트로 확인이 다 된 것 같고, ‘과연 그러면 기안 단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느냐’ 이것이 지금 핵심 쟁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아마 경찰청 내부에서도 자체 조사를 하고 있고, 관련된 분야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모든 것이 자세하게 파악이 되고, 되면 아마 관계 기관에서 적절한 방법으로 발표할 것.

△고위급 경찰 인사 시에 제청권이 어떻게 기존에 발동이 됐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가.

-그 당시 실제로 어떻게 일이 이루어졌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행안부 안에서는 이런 인사 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기구나 조직이나 인원이 단 한 명도 없다. 약 13만에 달하는 거대한 조직의 실질적인 인사제청권을 행사하려면 그 많은 간부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이력을 알고 있어야 되는데, 그것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행안부가 패싱을 당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었다.

△이번 고위직 인사 두 차례 있었던 것도 정보를 충분히 못 받았나.

-이번에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모으고, 그다음에 이곳저곳에서 이른바 세평도 다양한 경로로 들었다. 또 경찰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분들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들었다.

△지난 31년 동안 그 역대 어느 정부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학자들 중에서도 그게 심각한 문제라고 어느 누구도 제기하지 않은 문제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협의와 토론을 거쳐서 가야하는 것 아닌가.

-자문위원회 구성을 처음 생각하게 된 것은 제가 행안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받은 당시에 이른바 검수완박법이라는 것이 통과되는 상황이라 더더욱 생각을 굳히게 됐다. 우선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되겠다. 30년 동안 변화하지 않는 조직이 어디 있나. 지급 시급한 문제다. 대통령실이 지금 경찰을 지휘 ·견제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있어된다. 그런데 민정수석실과 한때 있었던 치안비서관도 없다. 지금 완전 공백 상태다. 이 시점에서 언제까지, 뭐 1년을 두고 그것을 여론을 모으고 해야 되는가. 이미 많은 학자들은 다 알고 있고 여러분들도 알고 있고 공무원들도 알고 있다. 다만, 입을 다물고 있었을 뿐이다. 그것을 지금 집중적으로, 미룰 수가 없기 때문에 빨리 여론을 수렴하자는 것이다.

△오전에 김창룡 경찰청장 사의 표명. 주말에 90분 넘게 통화하면서 어떤 대화들이 오갔으며, 이 것이 사의의 이유가 된 것 아닌가.

-일단 경찰청장의 사임에 대해서는 법과 절차에 따라서 처리될 것. 통화 내용은 경찰 제도개선에 대한 우려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진지하게 서로 의견 교환을 했다. 오늘 발표한 바와 같은 똑같은 말씀을 드렸고, 김 청장도 상당 부분 수긍을 했다.

△경찰 입장을 듣겠다고, 어떤 방식으로 경찰 입장을 들을 것인가. 경찰조직의 반발 이유는.

-일단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일선 경찰관들이 오늘 발표하는 이런 내용을 알았다면 반발이라든가 그런 것이 거의 없었을 것. 지난주 화요일 자문위원회의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미리 소통한다는 것 자체도 조금 앞뒤가 맞지 않은 면이 있어 소통의 시기를 늦췄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 일선 경찰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다음에 특히 앞으로 경찰 맡게 될 차기 경찰청장님과도 소통을 해야 될 것 같다. 일선 각 지역의 일선 경찰을 순회 방문하면서 직접 현장의 목소리도 들을 예정이다.

△경찰조직 신설을 시행령으로 추진하는 데 대해서 ‘법률과 맞지 않으므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서는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것은 결코 위법한 행위가 아니다. 기존에 있던 권한을 수행하기 위한 조직을 만드는 것은 법률 사항도 아니고 말씀드린 바와 같이 시행령으로 해야 되는 작업이다. 비정상화를 정상화로 하겠다는데 그것을 탄핵 사유라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자문위도 법률 명시의 방안을 권고, 정부조직법 개편 필요성에 대해서는

-저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국민적 논란으로 소모거리가 되기보다는 법률로 명시를 하는 것도 한 방안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행 법률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주류적 학자, 실무가들의 대부분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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