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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랑하는 후배님, 이만수입니다 [헐크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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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베트남 야구대표팀 박효철 감독(왼쪽)과 이만수 전 SK 감독. 사진제공 | 헐크 파운데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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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사랑하는 후배님~ 저는 이만수입니다.

어느덧 인도차이나반도에 야구를 보급한지 10년째가 됐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라오스에서의 야구 보급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해서 단순비교는 힘들지만 기량이 한국의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꿈이 없이 살아가던 남·녀 청소년들이 야구를 통해 꿈과 비전을 갖게 되는 것을 보면서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뿌듯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젊은 청소년들이 힘든 훈련 속에서도 야구를 통해 희망을 갖고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볼 때면 꼭 천사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라오스가 이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후배님들의 따뜻한 사랑과 성원 덕분이었습니다. 야구인으로서 후배님들에게 이렇게나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후배님~
지난 2019년 12월26일 베트남과 라오스 간의 국제대회를 열면서 처음으로 베트남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베트남은 라오스보다 야구가 10년 이상 앞선 나라입니다. 라오스는 그야말로 야구의 불모지였다면 베트남은 그나마 한국인과 미국인 그리고 일본인으로 인해 야구가 조금 전파가 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동네야구와 클럽야구의 수준에 불과할 뿐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베트남도 라오스처럼 야구협회가 생겨 아시아대회나 세계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끝에 베트남에도 야구협회를 창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야구협회 창설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심지어 정치적 영역까지 개입이 돼야 합니다. 누구보다 여러분들이 더 잘 알 것입니다. 이 일을 가장 많이 앞장서서 일했던 분이 이장형 베트남 야구지원단장이자 고문입니다. 이분과 함께 힘을 합쳐 동남아 및 인도차이나반도에 야구를 보급하고 또 어떻게 해서라도 야구를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함께 갖게 됐습니다.

이렇게 시작했던 베트남 야구가 2021년 4월10일 드디어 베트남 최초로 야구협회가 창설이 됐고 또 베트남 야구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쩐득판 베트남야구협회장과 WBSC 프리카리 회장의 만남도 성사가 됐습니다.

후배님~
야구를 잘 모르는 베트남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보급 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야구를 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도 처음 1904년 필립 질레트 선교사로부터 야구를 접하게 됐습니다. 그로 인해 대한민국이 야구를 접하게 됐고 100년이 지나 한국야구는 세계 최정상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작은 정성이 모인다면 앞으로 베트남 야구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야구의 메카가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야구가 몇몇 나라에서만 활성화되고 발전하는 전유물이 아닌, 동남아시아에서도 야구가 발전하고 야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작은 정성이면 됩니다. 볼, 배트, 헬멧, 글러브, 유니폼, 가방, 포수장비 등입니다. 여러분들의 작은 정성도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베트남 야구 발전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겠습니다.

보내실 곳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1로 38 향동중학교 이장형 선생입니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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