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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인사이드 스토리]전기차 충전 시장 뛰어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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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한화 이어 LG전자까지 진출 전기차와 동반성장 기대 재생에너지와 협업 가능성도 [비즈니스워치] 백유진 기자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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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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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기업들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관심이 높습니다. 지난 4월 LS, 지난달 한화솔루션이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 LG전자까지 신사업으로 전기차 충전을 꼽은 것인데요.

사실 기업들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업성이 있기 때문이겠죠. 전기차 충전은 전기차 판매 증가에 따라 함께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사업 중 하나입니다. 전기차 산업이 성장한다면 전기차에 필요한 인프라 시장 역시 성장할 수밖에 없죠.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IEA(국제에너지기구)에서 집계한 전 세계 공용충전기 수는 약 175만개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전 세계 전기차 수가 10년간 연평균 87% 성장한 것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또 향후 연평균 35~37%로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작년 약 180만대에서 2030년에는 2600만~3100만대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전기차 시장 성장과 연동한 수치인데요. 전기차의 누적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 차량 중 전기차의 비중은 작년 1.4%에서 2025년 4~5%, 2030년 기준 10~14%로 상승이 예상됩니다. 자동차의 긴 수명과 교체 주기를 감안하면 2030년 이후에도 전기차 수와 비중은 지속해서 증가할 전망이죠.

황재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기차 점유율이 상승한다면 충전 인프라 사업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향후 연 30% 이상의 높은 성장이 전망되는 분야로 장기적인 투자와 성장이 이뤄질 수 있는 산업"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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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2에서 선보인 전기차 충전기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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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태양광 대신 '전기차 충전'

스마트폰·태양광 패널 사업 등 부진 사업을 정리한 LG전자가 미래 준비를 위한 신사업으로 전기차 충전을 꼽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사업 진출을 발표하며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내놨는데요.

LG전자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내년 550억달러(한화 약 70조원)에서 오는 2030년 3250억달러(한화 약 410조원) 규모까지 성장이 예상됩니다. 10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6배 가까이 시장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본 것이죠.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해 LG전자는 전문업체를 인수하는 효율적 방식을 택했습니다. 최근 LG전자는 GS에너지, GS네오텍과 공동으로 전기차 충전기의 원천 기술을 보유한 전문업체 애플망고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지분 60%를 확보한 LG전자는 애플망고의 모회사가 되고요. 나머지 지분 40%는 GS에너지와 GS네오텍이 각각 34%와 6%를 취득하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2019년 설립된 애플망고는 충전기 디자인과 설치 편의성을 크게 높여주는 슬림형 급속 충전기 설계에 필요한 독자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충전기 개발 역량을 내재화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연내 경기도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가정, 쇼핑몰, 호텔,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LG전자는 다수의 충전소 운영 노하우와 충전기 사용 고객과의 접점을 갖춘 GS계열사와 공동 인수를 진행하면서 안정적인 공급처도 확보했습니다. 충전기 제조부터 운영까지 전기차 충전사업의 핵심 밸류체인을 한 번에 확보한 겁니다. 기술력을 확보해 제품을 공급하려는 LG전자는 공급처를 확보하고, 유통망을 갖춘 GS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윈윈(Win-win) 전략으로 볼 수 있죠.

특히 이는 최근 전장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LG그룹의 기조와도 어우러집니다. LG그룹은 LG전자를 비롯해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를 통해 전장 사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중 LG전자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ZKW(램프)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전기차 파워트레인) 등을 통해 전장 사업에 힘을 쏟고 있고요. 또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와 소재 부문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그룹 내 전장 사업 간 높은 시너지가 기대되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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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모티브 전기차 충전기 디자인 /사진=한화큐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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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충전 넘어 전력공급까지 노린다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 충전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사업 범위는 기업별로 다소 차이가 있을 전망입니다. 전기차 충전사업의 밸류체인은 △전력공급 △충전기 제조 △설치 및 유지보수 △충전소 투자 △충전소 운영 등으로 이뤄지는데요. 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하는 한화의 경우 전력공급까지 가능한 토탈 사업 구조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하 한화큐셀)은 '한화모티브'라는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며 전기차 충전사업을 시작했는데요. 한화모티브 측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기 사업 분야에서 쌓은 명성을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도 활약하며 기존 비즈니스와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설명합니다.

한화큐셀은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회사입니다. 향후 태양광 사업과 전기차 충전 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브랜드명을 지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죠.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국내 전력 거래가 한국전력을 통해서만 이뤄지지만 향후 재생에너지가 활성화되면 전력 거래가 민간에서 이뤄질 수 있다"며 "한화큐셀의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은 미래 전력 수요지가 될 수 있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플랫폼을 확보하는 차원이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업계에서는 전기차 충전과 태양광이 공동 성장 가능한 분야로 보고 있습니다. 황 연구원은 "전기차에 의한 전력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전력망에 대한 추가 투자와 전력망 최적화를 위한 다양한 기술 활용이 예상된다"며 "주택용 태양광, 에너지 효율화 등은 전기차 충전 산업과 동반 성장할 섹터가 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향후 전기차 사용이 늘어나면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전력망 확대가 필수적인데, 이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실제 태양광 설치가 보편적인 미국의 경우 자동차 회사와 태양광 회사가 협업하는 사례도 있는데요. 자동차 구매 고객 중 충전기 설치가 필요한 고객에게 주택 지붕에 설치할 수 있는 태양광 충전 패널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황 연구원은 "미국에서 전기차와 태양광 보급률이 높은 캘리포니아주의 예상 전력 사용량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 13%에서 2050년 32%로 크게 증가한다"면서 "전력 증가분은 태양광과 에너지 효율화로 인한 수요 절감 등을 통해 상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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