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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수원·안양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청약경쟁률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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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수도권에서 공급되는 10년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 물량의 인기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수년간의 가파른 집값 상승분이 분양가격으로 반영된데다 향후 집값에 대한 불확실성이 관망세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최근 수원·의왕·안양시 재건축매입임대 분양전환주택 공가세대 대해 일반분양을 실시한 결과 총 56가구 공급에 289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5.16대1이다.

이번에 공급된 물량은 과거 재건축 아파트 일부세대를 LH가 공공임대를 위해 매입했던 주택들로, 10년간 임대한 후 분양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부 임차인들이 퇴거하면서 발생한 공가들이다. 수원시 인계동 래미안노블클래스1·2단지(17가구), 의왕시 내손동 래미안에버하임(4가구) 등 9개 단지가 모두 민간 브랜드 아파트들로, 전용면적도 신혼부부들의 선호도가 높은 59㎡(47가구)와 가장 인기있는 84㎡(9가구) 타입으로 이뤄졌다. 당해지역 우건공급 둥 요건도 없어 수도권 거주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했다. 청약 대기자들 입장에선 수도권에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률은 저조했다. 이번 청약은 1순위 신청자가 공급호수의 4배 이하일 경우에만 2순위 신청을 접수했는데, 9개 단지 중 래미안 노블클래스 등 4개 단지가 2순위 청약까지 이어졌다. 의왕시 포일동 호수마을위브2단지의 경우 1가구 모집에 단 1명만이 신청하기도 했다.

청약대기자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한 이유는 10년이 넘은 구축인 데다, 시세대비 결코 저렴하지 않은 분양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0년 공공임대주택의 분양전환 가격은 공급 시점에서의 감정평가금액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결국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매겨질 수밖에 없다.

실제 이번 분양에서 가장 낮은 경쟁률(2.47대1)을 보인 수원시 인계동 래미안노블클래스1·2단지의 공급가격(전용면적 59㎡)은 층별로 6억8300만원~7억3600만원으로, 오히려 같은 단지 내 최근 실거래가(6억8200만원·4월)보다도 높게 책정되기도 했다. 현재 호가는 그보다 더욱 낮은 6억3000만원~ 7억2000만원 사이로 형성돼있다. 반면 1가구 모집에 34명이 신청해 유일하게 두자릿수 경쟁율을 기록한 안양 석수역푸르지오 84타입의 경우 분양가는 7억9750만원으로 최근 실거래가(9억원·5월)보다 1억원 이상 저렴했다. 단지별로 분양가와 시세간 격차가 상이한 것에 대해 LH 관계자는 "민간 감정평가 업체를 통해 산정한 가격이라 세부적인 원인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향후 집값 전망에 대한 불안심리가 관망세로 이어진 결과로도 풀이된다.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펼치던 지난 2020년에는 같은 형태의 분양이 최소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0년 11월 수원권선SK 등 수원권 6개 단지에서 재건축매입 10년 공공임대아파트 공가세대(37가구)를 분양했을 당시 평균 경쟁률은 47.2대1이었다. 앞서 같은 해 5월 수원과 안양에서 동일한 형태로 분양했을 때에도 공가세대 89가구 모집에 2047명이 몰리며 23대 1의 평균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수년 집값이 크게 오른만큼 분양전환가격도 급등하면서 수요자들 입장에선 굳이 구축을 이 가격에 살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2년전만해도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으로 수요자가 몰렸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섣부른 결정을 내리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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