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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돈나무 언니도 ‘인플레 공포’…코인 40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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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하락해 2만달러 턱걸이

소비 지표 위축에 美 증시도 하락

캐시 우드 “인플레 뜨거워, 美 침체”

코인베이스 폭락…코인거래소 흔들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입장을 바꿔 인플레이션 우려를 표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 조치가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자, 코인을 비롯한 자산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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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CNBC에서 “공급망 혼란과 지정학 위험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더 뜨겁다”며 “인플레이션이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틀렸다”고 말했다. 캐시 우드는 영어 발음이 돈(cash), 나무(wood)와 유사해 ‘돈나무(돈이 열리는 나무) 언니’로 불린다. (사진=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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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현재(이하 오전 7시께 기준) 전날보다 2.27% 하락한 2만361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국내 업비트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32% 하락한 2668만원을 기록했다.

이더리움과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 암호화폐)도 소폭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2.85% 하락해 1165달러를 기록했다. 에이다는 2.04%, 솔라나는 6.69%, 도지코인은 6.21% 각각 하락했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하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9일 오전 7시 현재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9174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28일 밤 9507억달러대까지 상승했던 시가총액이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하루 만에 가상자산 시가총액 333억달러(약 43조원)가 증발한 것이다.

투자 심리는 여전히 냉각 상태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가 제공하는 ‘공포-탐욕지수’는 28일 기준 25.89점으로 ‘공포’로 나타났다. 전날(28.59·공포)보다 지수가 하락했다. 이 지수는 업비트 원화시장에 2021년 2월 이전 상장한 111개의 코인에 대한 지수다. 0으로 갈수록 ‘매우 공포’로 시장 위축을, 100으로 갈수록 ‘매우 탐욕’으로 시장 호황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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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현재(이하 오전 7시께 기준) 전날보다 2.27% 하락해 2만361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코인마켓캡)




뉴욕 증시도 하락했다. 2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6% 하락한 3만946.99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1% 내린 3821.55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8% 급락한 1만1181.54를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86% 내렸다.

소비심리 지표가 급락한 게 영향을 끼쳤다.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신뢰지수는 98.7로 전월(103.2) 대비 급락했다.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다. 단기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지수는 73.7에서 66.4로 폭락했다. 2013년 3월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낮다. 프랑코 컨퍼런스보드 경제지표 선임디렉터는 “암울한 전망은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CEO는 자신이 물가 폭등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28일 CNBC에 출연해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더 뜨겁다”며 “미국은 이미 경기 침체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8일 포르투갈에서 열린 통화정책 연례총회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수준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유지될 예정”이라며 “더 빨리 (금리 인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업계는 혹독한 겨울을 맞았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주식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고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후 코인베이스 주가가 장중 10% 폭락했다. 로이터통신은 대표적 장기투자자로 꼽혀온 채굴업체들도 지난달 7일부터 비트코인 보유분을 내다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코인 리스크 확산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8일 가상자산사업자,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상자산시장 리스크 협의회 첫 회의를 열고 리스크를 점검했다. 이진석 금감원 부원장보는 “신종 리스크가 기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앞으로 월 1회씩 정기적으로 이같은 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끝 모를 가상자산 침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JP모건체이스의 엘로이즈 굴더 글로벌마켓 헤드는 “문제는 우리가 언제 바닥을 치고 언제 전환점을 맞느냐는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다”고 했다. 베스트셀러 블랙스완(Black Swan)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미국 뉴욕대 교수는 트위터에 가상자산 투심이 얼어붙은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 관련해 “겨울은 일시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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