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불사조 같은 남자 윤산흠, 그가 야구에 간절한 이유는… [MK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모든 야구 선수가 다 간절하죠. 근데 제가 더 간절한 이유는요….”

독립야구단에서 프로, 그리고 다시 독립야구단, 마지막 행선지는 다시 프로다. 1999년생. 이제 20대를 시작한 23세 청년 윤산흠의 야구 인생은 꽤 다사다난했다. 남들보다 작은 체구, 여기에 투수로 전향한 지 겨우 5년차가 된 미생이다. 그러나 짧은 시간 우여곡절을 겪은 지금의 윤산흠은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수호신이 됐다.

윤산흠은 광주진흥고 시절 내야수였지만 2학년 때 투수로 전향했고 이후 영선고로 진학해 마운드에 섰다. 팀의 에이스로서 활약했지만 졸업 후 프로 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갈 곳을 잃은 그의 행선지는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였고 이후 두산 베어스, 스코어본 하이에나들(해체), 그리고 한화까지 이어졌다.

매일경제

한화 윤산흠(23)은 간절함의 상징이다. 그는 독립야구단으로 시작해 프로-독립야구단-프로라는 흔치 않은 야구 인생을 살고 있다. 누구보다 프로 무대에 서고 싶었던 윤산흠은 지금도 공 하나, 하나에 간절함을 담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21년 9월 3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데뷔 무대를 가진 윤산흠은 첫 시즌을 5경기 출전,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0으로 마무리했다.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성적이지만 10월 3일 KIA 타이거즈전 무사 만루 위기를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마무리한 장면은 한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는 6월부터 중용되기 시작해 현재는 수베로 감독이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투입하는 구원투수가 됐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25일 경기 전에 전날(2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윤산흠이 만루 위기를 막아낸 것을 언급하며 “지난해 그가 공을 던지는 걸 봤을 때 올해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호세)로사도 코치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저번(만루 상황)처럼 위기가 왔을 때 우리가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건 윤산흠 밖에 없다고 답을 내렸다”며 “어느 정도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그 과정이 끝나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이런 선수를 1군에 보내준 2군에 감사하다”고 극찬했다.

윤산흠은 현재 10경기에 등판, 1홀드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8일 SSG 랜더스전에서 1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1점대로 올라섰지만 그전까지는 0.84였다. 팀 린스컴을 연상케 하는 역동적인 투구 동작, 그리고 위력적인 직구와 너클 커브는 아직 확실한 공략법이 없는 수준이다.

다음은 한화 이글스 윤산흠과의 일문일답이다.

▲ 수베로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수베로)감독님, 그리고 코치님들이 좋게 생각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꼭 보답하고 싶다. 내게 주는 기대는 더 열심히 하게 되는 힘이 된다.

▲ 윤산흠은 곧 간절함으로 설명이 된다. 그만큼 다사다난한 야구 인생을 살았다.

나를 비롯해 모든 야구 선수들이 간절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독립리그를 2번 경험했고 그 안에서 선수들에게 많은 걸 배웠다. 또 그곳에서 야구를 하는 선수들의 간절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내가 못 하면 (독립리그에)좋지 않은 인식이 생길 수 있고 잘하면 관심을 더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하게 된다.

▲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이 해체됐다. 많이 아쉬울 것 같다.

아쉽다. 그래도 처음 있었던 파주 챌린저스는 아직 있어 다행이다. 시간이 나면 독립리그를 자주 찾는 편이다. 그곳에 있는 감독님, 그리고 코치님, 형들이 많아서 보러 가곤 한다.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의 해체는 정말 아쉬운 소식이지만 아직 남아 있는 팀들이 있고 야구를 하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힘내서 잘했으면 좋겠다.

▲ 만루 위기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작년과 올해 인상 깊은 장면을 하나씩 만들었다.

지난 시즌 KIA전에선 내가 너무 많이 맞아 생긴 위기였다. 올해는 조금 달랐다. 작년 만루 위기를 잘 이겨내는 걸 감독님이 좋게 본 듯하다. 올해도 문제없이 넘겨서 다행이다. 위기 상황에 자주 등판하는 건 내게 주는 신뢰라고 생각한다.

▲ 린스컴의 투구 동작과 상당히 비슷하다. 어떻게 된 것인가.

나조차 그렇게 비슷할 줄은 몰랐다(웃음). 린스컴은 롤모델이다. 생각날 때마다 유튜브 영상을 자주 본다. 사실 의도한 건 아니다. 자주 보다 보니 머리는 그렇지 않은데 몸이 저절로 따라가는 것 같다. 삼성에 있었던 안지만 선수의 영상도 자주 본다. 투구 동작이 비슷하다.

▲ 너클 커브를 던지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았다고 들었다.

원래는 커브 자체를 던지지 않았다.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 있을 때 (전)종훈이 형과 캐치볼을 자주 하는 편이라서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다. 그러다가 야간 훈련하는데 커브 그립을 이상하게 잡는 걸 보고 많이 신기했다. 커브에 대해 물어보니 잘 알려줬다. 대신 세밀한 부분에서 종훈이 형과 차이를 줬다. 내 손이 작은 편이라 커브를 던질 때 최대한 힘을 많이 주는 편이다. 그때 팀에 계신 송진우 감독님도 커브를 보고 난 후에 좋다고 해주셨다. 이후 많이 던지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

▲ 린스컴의 트레이드 마크는 투구 동작, 그리고 머리 스타일이다. 본인도 점점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는 것 같은데 린스컴과 같은 스타일은 어떤가.

아무래도 우상이다 보니 따라 길러보고 싶기는 하다(웃음).

▲ 지금과 같은 투구 동작은 역동적인 만큼 몸에 무리가 많이 갈 것 같다.

팬들도 많이 걱정하셨다. 근데 지금 몸 상태는 괜찮다. 고교 시절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상체를 뒤로 많이 젖히는 편이었다. 투수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아픈 적도 없다. 한 번은 무리가 갈 것 같아서 투구 동작을 고치려 했는데 오히려 더 안 좋더라. 그래서 원래 자세를 되찾았다.

▲ 시즌 중반에 접어들었다. 스스로 세운 목표가 있을까.

내게는 올해가 사실상 첫 시즌과 같다. 최대한 다치지 않고 마지막 경기까지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