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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남자 '고봉밥' 여자 '담다 만 밥'…부산 불백거리 성차별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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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B씨의 댓글에 올라온 사진. 두 공깃밥 양의 차이가 확연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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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부산으로 여행 간 커플이 한 식당에 밥을 먹으러 들어갔다가 남녀 공깃밥 양이 차이 나 실망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쓴 작성자 A씨는 20대 서울 토박이로, 남자친구와 함께 부산 여행을 갔다고 한다.

불백 거리를 찾은 A씨 커플은 한 식당에 들어갔고, 음식이 나왔는데 누가 봐도 여자인 A씨의 밥 양이 남자친구의 공깃밥보다 훨씬 적었다.

이에 의문이 든 A씨는 다른 테이블을 둘러봤는데 역시나 여자 손님들 앞에는 A씨와 비슷한 양의 공깃밥이 놓여 있었고, 남자 손님들에게는 고봉밥이 있었다.

공깃밥 추가는 1000원이었고, 글에서 본인을 대식가라고 소개한 A씨는 공깃밥을 추가로 시키자니 기분이 상했다고 한다.

애초부터 양을 적게 준 식당에 돈을 더 내고 시키는 게 너무 짜증 났다는 A씨는 기분이 나빠 공깃밥을 따로 추가하지 않았다고 했다.

식당을 나와 포털 사이트 후기를 검색해 본 A씨는 놀랐다. 알고 보니 그 골목에 있는 모든 불백 집이 남자 밥과 여자 밥의 양을 구분한다는 것이었다.

A씨는 "상상도 못한 여자 밥 차별에 여기 사람들은 이게 배려인가? 아니면 차별이 몸에 밴 건가? 싶었다"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자 한 댓글에 이에 대한 식당 측의 입장을 전하는 사람이 등장했다.

댓글을 쓴 B씨는 "근데 거기 불백 집들 밥 더 달라고 하면 여자도 바로 더 준다"라며 밥의 양을 다르게 주게 된 식당들의 연유를 설명했다.

B씨에 의하면 그 불백 거리는 원래 택시 기사나 부두 작업자들, 시장 상인들이 주 손님인데 유명해지면서 여자 손님이 많아졌다고 한다.

"남자들처럼 여자도 밥 줬더니 대부분 다 남겨서 그렇게 주는 거임"이라며 사진 한 장을 같이 게재한 B씨는 이어서, "그리고 밥공기 보면 알겠지만 여자 밥을 적게 주는게 아니라 남자 밥을 많이 주는 거임. 여자 밥양이 다른 식당 한 공기임"이라고 말했다.

이 식당가를 잘 아는 듯한 B씨는 "주문하자마자 저도 밥 많이 주세요! 하면 아이고 잘 먹는 가베∼ 하면서 여자도 고봉밥으로 주고 먹고 모자라면 더 말하라고 함"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A씨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진짜 남녀 양 다르게 주는 집들 짜증 나요", "남이사 밥을 남기든 다 먹든 그건 돈 낸 사람 마음이지" 등의 반응을 남겼다.

반면 B씨의 댓글에는 "근데 이런 거면 인정 아닌가? 물론 벽에다가 '여성분들 밥 추가 시 무료'를 써주면 더 좋겠지만 댓글 보니까 이해는 가네", "저 정도(사진 속 여자 밥)면 적당량인데. 솔직히 나도 여자지만 배고플 때 아니면 저 정도에서도 남길 때 많은데. 굳이 나도 고봉밥!!!!!! 이럴 필요 있나"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해당 글이 가리키는 유명 식당가는 부산의 '초량 불백거리'로 추정된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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