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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네번째 주인 'KG그룹' 맞은 쌍용차 부활할까...새 SUV 토레스 성공이 1차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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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그룹, 9500억 원으로 최종 인수 후보 확정
법원 "쌍방울 컨소시엄, 자금 출처·동원력 불안"
대우그룹-상하이차-마힌드라 이어 새 주인 맞아
KG, 재계 순위 71위→57위 상승…30위권도 기대
1조5,000억 '빚'·매년 3000억 운영 자금은 부담
한국일보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KG그룹의 KG 컨소시엄이 선정된 28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 앞 전광판에 쌍용자동차의 신차 '토레스' 광고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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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네 번째 주인은 재계순위 71위인 KG그룹이었다. 대우그룹(한국), 상하이자동차(중국), 마힌드라그룹(인도)에 이어 쌍용차를 품은 KG그룹은 신차 '토레스'를 시작으로 전기차에서 승부수를 던져 쌍용차 되살리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이를 위해 1조5,000억 원 이상이 필요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야 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KG그룹과 쌍용차의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28일 서울회생법원, EY한영회계법인 등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KG 컨소시엄이 최종 인수 후보자로 뽑혔다. KG 컨소시엄은 인수대금 3,355억 원, 운영자금·추가 신주인수 금액 6,145억 원 등 총 9,500억 원으로 쌍용차를 품에 안게 됐다. KG 컨소시엄은 KG모빌리티, KG ETS, KG스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파빌리온PE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매각은 인수 예정자를 정한 뒤 추가 인수 의향자와 공개 입찰을 추가로 실시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24일 쌍방울 컨소시엄KG 컨소시엄보다 450억 원가량 높은 3,800억 원을 인수대금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법원은 ①인수 대금 규모 ②인수 대금 조달 확실성 ③운영 자금 확보 계획 ④인수자의 재무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KG 컨소시엄이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대우-상하이차-마힌드라 이어 네 번째 주인…계열사 시너지 기대

한국일보

28일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자동차 최종 인수자로 KG그룹 연합을 확정하는 안을 허가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쌍용차 대리점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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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 컨소시엄이 최종 인수 후보자로 선정되면서 KG그룹은 쌍용차의 네 번째 주인이 될 예정이다. 쌍용차는 ①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에 팔렸지만, 2000년 초 다시 분리됐다. 이후 ②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를 인수했지만, 기술 유출 논란만 남긴 채 2009년 떠났다. ③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티볼리'를 성공시키며 2016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다른 차량들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결국 쌍용차는 인수합병(M&A)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오게 됐고, ④국내 전기버스 업체 '에디슨모터스'가 인수하는 듯했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대금을 기한 내 납입하지 못하면서 기업회생 절차도 1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KG그룹은 쌍용차 인수를 통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는 데 힘을 실을 계획이다. 그동안 냉연강판, 아연도금강판 등을 쌍용차에 공급해 온 KG스틸을 비롯해 KG케미칼도 2차 전지 부문에서 협력이 가능하다. 또 이번 인수 주체인 KG모빌리티는 쌍용차를 활용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도 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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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주인 변천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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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다. 최근 선보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가 역대 최다 사전 계약 물량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출발했다. 앞으로 오프로드 전용 SUV 'KR10(프로젝트명)', 전기 SUV 'U100' 등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KG그룹은 쌍용차 인수만으로 재계 순위 71위에서 57위로 14계단 상승하고, 경영정상화 까지 이뤄내면 30대 기업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영정상화 위해 1조5,000억 원 이상 필요…KG그룹 "자금력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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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KG그룹의 KG 컨소시엄이 선정된 28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 앞 전광판에 쌍용자동차의 신차 '토레스' 광고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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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쌍용차는 2017년부터 2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또 회생 채권 및 회생 담보권 8,352억 원과 공익채권 7,793억 원 등 1조5,000억 원 가량의 빚이 있고, 여기에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도 매년 3,000억 원가량이 운영 자금으로 들어가야 한다. KG그룹은 자금을 동원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KG ETS 환경사업부 매각으로 현금 약 5,000억 원을 확보했고, KFC 매각이 완료되면 최대 1조 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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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합병 주요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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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최종 인수예정자가 선정됨에 따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초석이 마련됐다"며 "회생채권에 대한 실질 변제율을 높일 수 있게 됐고 특히 공익채권 변제 재원을 확보함으로써 회생 채권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8월 말 또는 9월 초에 관계인 집회를 열어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단 및 주주의 동의를 받을 계획이다. KG 컨소시엄은 제3자 배정유상증자 방식으로 쌍용차 신주(3,355억 원 규모)를 집회 기일 5영업일 전에 인수해야 한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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