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해병대와 결혼한 사나이’ 매티스 전 美국방, 일흔둘에 새신랑 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여성 과학자와 바에서 만나 ‘불꽃사랑’ 끝에 백년가약 맺어

매버릭 속 크루즈처럼 맥줏집에서 만나

37년 만에 속편으로 개봉해 흥행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탑건 매버릭’의 한 축은 환갑이 멀지 않은 꽃중년들의 뜨거운 늦사랑이다. 톰 크루즈가 주연한 해군 파일럿 매버릭은 영내 맥줏집에서 젊은 시절 알고 지냈던 페니(제니퍼 코넬리)와 우연히 재회한 뒤 불 같은 사랑에 빠져 마침내 오랜 솔로 생활을 청산한다. 이 할리우드 영화 플롯과 아주 흡사한 스토리가 실제로 펼쳐졌다. 주인공은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으로 ‘미친 개’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했던 제임스 매티스(72) 전 국방장관이다. ‘해병대와 결혼한 사나이’로 알려졌던 그가 반려자를 맞고 오랜 독신 생활을 청산하며 새신랑이 됐다.

조선일보

폴리티코 등을 통해 공개된 신랑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왼쪽)과 신부 크리스티나 로머스니의 결혼식 사진. /폴리티코.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9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밀리터리 타임스 등 군사 매체들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크리스티나 로머스니 미 국립 태평양 서북 연구소 상용화부문 국장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로머스니는 물리학자이자 IT사업가로 지난해 이 연구소에 합류했다. 매티스와 로머스니는 ‘탑건 매버릭’의 커플처럼 맥줏집에서 만나서 사랑을 키워왔다. 밀리터리 타임스는 “이는 해병대원들이 사랑을 찾는 전형적인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신랑 쪽 결혼식 들러리는 미 중부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로버트 하워드(66) 예비역 해군 대장이 섰다.

조선일보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장관 내정자였던 제임스 매티스가 미 상원 군사위 인준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결혼사실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사진과 함께 짧게 동정 소식을 전하면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에서 흰색 상의를 입은 매티스는 단출한 디자인의 신부옷을 입고 부케를 든 로머스니와 다정한 포즈를 잡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해병 사병 출신으로 4성 장군까지 오른 매티스는 미군 내에서도 강골 군인의 전형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미군 주도 연합군과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이 맞붙은 걸프전 당시 보병부대 지휘관으로 현장을 이끈 것을 비롯해, 2001년 아프간전쟁, 2003년 2차 이라크 전쟁 등 중동의 전장을 지휘했다.

조선일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 2017년 3일 서울 용산의 국방부를 방문, 방명록을 쓰고 있다.


비전시에도 미 중부사령부, 연합사령부, 나토군사령부 등을 이끌었다. 그에게는 두가지 별명이 따라다녔다. 우선 용맹하고 강직하며 불 같은 성격 때문에 ‘미친 개’로 불렸다. 다른 하나의 별명은 ‘수도승 전사’다. 평생 독신으로 지내면서 7000여권의 책을 독파하며 학구파의 면모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강골군인의 모습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첫 국방장관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시리아 병력 철군 문제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2년만에 사표를 던지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조선일보

독신을 고수하다 72세에 결혼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반려자인 크리스티나 로머스니 국장과 다정한 커플샷을 찍고 있다. /폴리티코.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정을 이루지 않고 평생 군 생활에 집중한 그에게 ‘해병대와 결혼한 사나이’라는 애칭도 따라붙었다. 미국 매체들은 ‘매티스가 오랜 연인이었던 해병대를 뒤로 하고 결혼했다’ ‘그렇다. 진짜로 정말 결혼했다’ 등의 재치있는 제목으로 결혼 소식을 전했다. 그의 결혼식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성직자가 주관하는 예식으로 열렸고, 이후 가족들과 친지들이 모인 가운데 결혼을 알리는 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결혼식 사진에는 엘비스 프레슬리로 분장한 예식 진행자도 등장한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대표곡이 ‘사랑에 빠지는 걸 어찌할 수가 없어요(Can’t Help Falling In Love )’라는 것 때문에 뒤늦게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에 빠진 신랑의 심경을 대변한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정지섭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