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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 쌍용차 품은 곽재선 KG 회장 “소명같다···자동차 산업 메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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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기업 광폭 M&A로 대기업 반열

2차전지 시장 진출로 쌍용차 정상화 탄력 기대

KG그룹이 쌍용차(003620)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법정관리 기업인 경기화학을 모태로 설립된 KG그룹은 구조조정 기업 정상화를 통해 사세를 키워왔다. 신사업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M&A)에도 나서면서 철강, F&B, 2차전지 분야로까지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쌍용차 정상화까지 일궈낼 경우 KG그룹은 자동차 시장 진출과 동시에 6조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기업 집단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8일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 EY한영 측의 보고에 따라 KG그룹 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자로 선정 허가했다. KG그룹은 올 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지정되면서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재계 71위 수준이다. 그룹 내 지주사 격인 KG케미칼(001390)(구 경기화학)을 비롯해 KG이니시스(035600), KG모빌리언스, KG ETS(151860) 등 보유 계열사는 23개에 이른다. 공정위가 집계한 올해 KG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5조 3460억 원 규모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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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그룹이 청산 위험에 놓여있던 쌍용차의 구원투수로 나선 배경에는 '구조조정 DNA'가 있다. KG그룹 고위 관계자는 "곽재선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 놓인 기업을 정상화하는 것에 보람을 느껴왔다"며 "쌍용차 역시 과거엔 꾸준히 수익을 쌓아온 기업이었고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메기'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에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의 KG그룹을 만든 모태 기업인 경기화학도 구조조정 투자로 성장했다. 곽 회장은 1985년 건설사인 세일기공으로 사업을 시작한 뒤 2003년 국내 최초 비료회사인 경기화학을 인수했다. 이듬해 사업 정상화를 통해 매출 규모를 2000억 원 수준으로 키웠다. 비료 사업 외에도 친환경 요소수 사업, 고효율 하수처리제 등 다양한 환경 사업을 통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19년 동부제철 인수는 KG그룹의 대표적인 구조조정 기업 투자로 꼽힌다. 이전까지 철강 산업에 진출한 적 없는 KG그룹이 업계 5위 철강사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단숨에 시장의 스폿라이트를 받았다. 2014년부터 워크아웃 작업에 돌입한 동부제철은 계열사 분리 매각 등으로 회생 방안을 검토해왔으나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매각은 공전을 거듭해왔다. KG그룹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결성하면서 3000억 원을 베팅해 동부제철 사업 전체를 인수했다.

쌍용차 인수 역시 KG그룹에 새로운 도전이 될 전망이다. KG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어 "곽 회장은 기업 운영 정상화를 통해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일궈내는 데 뜻을 두고 M&A를 결정해왔다"며 "쌍용차가 청산될 경우 20만 명이 실직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책임감을 가져왔고 회사를 살려서 직원들의 일터를 지키자는 대의적 측면에서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인수를 목전에 두면서 KG그룹은 자동차 시장으로까지 사업 보폭을 넓히게 됐다. 구조조정 분야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M&A 투자로 인터넷 결제 시장부터 F&B,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을 전개해왔다. 열병합발전기업 KG에너지(구 시화에너지)부터 폐기물 처리기업 KG ETS(구 에코서비스코리아) 등 다양한 인프라 투자에서도 두각을 보여왔다. 지난 2020년에는 IMM PE로부터 할리스커피를 인수하면서 KFC코리아 등을 계열사로 두고 F&B 사업을 이어왔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2차전지 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최근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2차전지 전극 공정 장비 기업 씨아이에스(CIS) 인수를 검토 중이다. KG그룹은 이미 2차전지 소재사업을 전개 중인 KG에너캠을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2차전지 사업 진출 본격화에 따라 쌍용차의 전기차 시장 진출 등 다양한 신사업 시너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평가다.

KG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KG ETS의 폐기물 처리 사업부 매각 자금을 활용해 쌍용차 인수를 마무리 지은 후 경영 정상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KG그룹의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KG ETS 사업부 매각과 쌍용차 인수 시기가 겹치면서 자금 마련에 물꼬가 트였다"며 "곽 회장도 쌍용차 인수를 본인의 소명으로 생각하고 있어 운영 정상화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earthgirl@sedaily.com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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