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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최태원 “에너지 전환기, 기업들 쇼크에 가까운 우려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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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최근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에 대해 “한국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전력시장 변화와 에너지 산업 구조에 대한 압력으로 쇼크에 가까운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최 회장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2회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통해 “단기적으로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면서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급변하고 공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에너지 안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선비즈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회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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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에너지 전환기를 맞아 탄소중립을 한국경제의 도약으로 생각했던 기업들은 부담과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현안을 차분히 들여다보고 어렵게 추진해온 기후대응과 대전환 노력이 반감되지 않도록 이해관계자 대응과 방식, 해법을 함께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Never let a good crisis go to waste)’는 말을 인용하며 “나라 안팎으로 국민의 삶과 기업의 안위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오늘 이 자리가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혜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난 27일 정부가 올해 3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한 가운데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위해 합리적인 요금결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새정부 에너지 정책 수립에 참여한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기조강연을 통해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OECD 평균 대비 59% 수준으로 37개국 중 36위이고 산업용 전기요금은 OECD 평균 대비 87% 수준으로 37개국 중 22위”라며 “국민들에게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날 경우 기존에 비해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새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으로 ▲원전의 수출산업화 및 원전 생태계 활력 제고 ▲원자력 에너지협력 외교 강화 ▲차세대 원전 기술·산업경쟁력 강화 ▲재생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연계한 태양광·풍력 산업 고도화 ▲고효율·저소비형 에너지구조 실현과 수소 등 에너지신산업 육성 확대 등을 꼽았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합리적인 전력시장 및 인프라 개선 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전기요금 정상화는 시급한 과제이며 이를 위해 이미 도입된 원가연동제의 정착과 전기요금 규제기관의 독립성·전문성 확보를 통한 합리적 요금결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조성봉 숭실대학교 교수는 “한전의 영업 손실은 전기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돈을 결국 납세자가 지불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한전의 영업 손실 확대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을 고려해 전기요금 정상화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주병기 서울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화석연료 업종의 고용과 지역경제가 입게 될 충격을 최소화하고, 간헐성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확대됨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경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시장과장은 “지금과 같이 모든 발전 에너지원이 단일시장에서 단일가격으로 거래되는 구조는 연료비 등 가격 변동리스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전원별 특성을 고려해 전력시장을 다원화해 나갈 것이며, 무엇보다 가격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쟁과 시장원칙에 기반한 전력시장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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