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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숨막히는 투수전, 157km 안우진 '대투수' 양현종 눌렀다[SS 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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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키움 안우진이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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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숨막히는 투수전. 국내 최고 왼손투수와 파이어 볼러의 선발 맞대결은 공 하나로 희비가 엇갈렸다.

키움 안우진(23)이 ‘대투수’ 양현종(34·KIA)와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따냈다. 안우진은 7이닝 동안 108개를 던져 단 2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양현종도 최고구속을 시속 149㎞까지 끌어 올리며 7회까지 버텨냈고 5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부끄럽지 않은 투구를 했다. 삼진 9개를 솎아내 7개를 잡아낸 안우진보다 노련한 투구를 했다.

안우진은 1회부터 시속 154㎞짜리 속구에 슬라이더를 가미해 KIA 타선을 제압했다.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 나선 KIA 타선에 커브를 목적구로 가미해 노림수를 흐트러뜨렸다. 베테랑 타자가 등장하면 속구 대신 슬라이더를 주구종으로 바꿨고, 타순이 두 바퀴를 돌자 다시 속구로 패턴을 바꾸는 등 포수 이지영의 노련한 리드도 역투에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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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1실점 역투로도 패전 위기에 빠졌지만,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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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구속은 시속 157㎞까지 측정돼 지난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기록한 159㎞보다는 떨어졌지만, 평균구속이 154㎞여서 구위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재미있는 점은 안우진의 투구 패턴이 상대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이다. 가령 바깥쪽 변화구에 약점을 가진 타자가 들어서면, 바깥쪽 슬라이더로 시선을 유도한 뒤 커브로 스윙을 끌어내는 식이다. 타자 스스로 바깥쪽 슬라이더를 의식하면 몸쪽 빠른 공으로 허를 찌를 수 있지만, 안우진은 꾸준히 바깥쪽을 공략했다. 제구가 다소 흔들려 반대 투구가 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터무니없는 볼을 던지지는 않았다.

양현종은 역시 노련했다. 1회말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자 시속 149㎞짜리 속구를 꾸준히 던지며 정면대결을 했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향상되자 체인지업 대신 슬라이더를 전진배치해 키움 타선의 배트를 끌어냈다. 속구를 던지다 안타를 맞는 장면도 나왔지만, 타순이 한바퀴 돌 때까지는 구위로 제압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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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이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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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초까지 이어지던 0의 균형은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용규가 볼넷을 골라낸 뒤 균열이 생겼다. 2스트라이크로 절대 불리한 카운트였는데 이용규 특유의 선구안으로 홈플레이트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간 양현종의 공을 골라냈다. 김수환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지만, 김웅빈이 삼진으로 돌아서 기회가 수포가 되는 듯했다. 이지영도 바깥쪽 체인지업에 잇따라 헛스윙해 2스트라이크로 몰렸다.

3구째 체인지업이 살짝 빠져 1볼 2스트라이크가 됐는데,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원바운드로 던지려던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으로 몰려 2루수 키를 넘기는 빗맞은 우전 적시타가 됐다. 양현종의 결정적 실투로, 숨막히는 투수전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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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이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 5회말 1사 1루에서 김준완을 병살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면서 박수를 치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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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승리로 안우진은 시즌 9승(4패)째를 달성했고, 데뷔(2018년) 첫 2연속시즌 세 자릿수 탈삼진(105개) 고지도 밟았다. 다승 공동 2위. 양현종은 시즌 3패(7승)째를 떠안았지만 역대 12번째 9연속시즌 세 자릿수 이닝 돌파에 4이닝 차이로 다가섰다. 승패를 떠나 투구 자체에 집중하게 만든 명품 투수전이 거센 장맛비가 쏟아진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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