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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트럼프, 의사당 난입 현장 가려고 경호원 밀치고 車핸들 잡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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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비서실장 보좌관, 청문회 증언

조선일보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에 난입하는 모습. /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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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6일 자신의 지지자들이 일으킨 의회 난입 사태 당시 경호원들의 제지를 뿌리치고 대통령 전용 차량 운전대를 직접 잡고 의사당 난입 현장으로 가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NBC뉴스 등 미 언론은 28일(현지 시각) 마크 메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의 보좌관을 지낸 캐시디 허친슨이 의회난입 조사특위 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한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2020년 11월 재선에 실패해 대통령 임기를 2주가량 남겨 놓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정오쯤 백악관 남쪽 공원에서 열린 대선 불복 시위에 참석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대선 결과에)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의회를 향해 행진할 것이다. 우리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집회 당일 백악관 비밀경호국과 마찰을 빚었다. 비밀경호국이 금속 탐지기로 시위 참가자들을 검색하는 모습을 본 트럼프는 “저 빌어먹을 탐지기를 치워라. 내 사람들을 들여보내고, 의사당까지 행진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허친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부 시위대가 총과 칼, 창 등으로 무장했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이를 묵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나를 해치려고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의회로 향하라”는 트럼프의 선동 발언에 수천 명의 시위대가 의회로 몰려갔고, 일부 지지자는 폭도로 변해 경찰 저지선을 뚫고 의사당으로 진입했다. 이를 막는 과정에서 4명이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미 의사당이 공격당한 것은 1814년 미·영 전쟁 당시 영국군이 워싱턴 DC를 공격해 의사당에 불을 지른 후 약 200년 만의 일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상황에서 자신도 의사당으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허친슨에 따르면, 시위자 앞에서 연설하고 대통령 전용 리무진 ‘캐딜락 원’에 오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량이 자신의 뜻대로 의사당으로 향할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차에 함께 탄 로버트 엔젤 비밀경호국 국장이 “안전상 이유로 백악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자 분노가 폭발했다. “빌어먹을, 내가 대통령이다. 나를 당장 의사당으로 데리고 가라”고 고함을 치면서 뒷좌석에서 벌떡 일어나 운전석의 경호원을 밀치고 핸들을 움켜쥐려고 했다.

엔젤 국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팔을 잡고, “운전대에서 손을 떼십시오”라고 하자 트럼프는 핸들을 잡지 않은 손으로 엔젤 국장을 공격했다고 한다. 허친슨은 “엔젤 국장은 어렵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지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청문회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나는 허친슨이란 사람을 정확히 잘 모르지만, 그에 대한 매우 부정적인 얘기를 들었다”며 “그가 한 이야기는 전부 가짜이며 사기”라고 밝혔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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