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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SK, 일본 쇼와덴코 손잡고 미 반도체 소재시장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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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최태원


SK그룹이 일본 기업과 손잡고 미국 반도체 시장을 공략한다.

SK㈜머티리얼즈는 29일 일본 종합소재기업 쇼와덴코와 함께 일본 도쿄에 있는 쇼와덴코 본사에서 ‘반도체 소재 북미 동반 진출 검토’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세정·증착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다. 쇼와덴코는 불소계 특수가스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2019년에는 히타치케미칼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종합소재기업으로서 입지를 확대했다.

두 회사는 이번 MOU를 통해 안정적인 소재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미국 진출을 통해 시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업계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기차·자율주행, 5세대(G) 이동통신·무선통신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인 맥킨지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향후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6000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1조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소재도 꾸준히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 2017년 경북 영주에 합작법인 SK쇼와덴코를 설립하고 3D 낸드용 식각가스(모노플루오르메탄·CH3F)를 생산,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다음 달에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차세대 필수 식각가스(브로민화수소·HBr) 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향후 북미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해 더 큰 성장을 모색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켄지로 야마마스 쇼와덴코 정보전자화학품 사업부장(총괄)은 “두 회사가 그동안 함께 쌓아온 신뢰와 우수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른 시일에 모두에게 ‘윈윈’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수출 규제로 냉각됐던 한·일 관계가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해빙 무드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미국 반도체 소재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한·일 기업 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의 민간 외교 활동이 이번 MOU 체결 과정에서 막후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SK는 사업협력을 넘어 일본과 민간 차원 교류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최 회장이 주도해 2019년부터 열리는 ‘도쿄포럼’이 대표적 사례다. 최 회장은 또 최근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해 미무라 아키오 일본 상의회장 등을 만나 양국 경제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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