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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젤렌스키, 나토 가입 승인 촉구…"무엇을 더 해야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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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나토 정상회의서 화상연설
무기·포병·재정 지원 확대도 호소
나토 사무총장, 우크라군 현대화 등 약속
"나토 문 열려있어…필요한 만큼 기대라"
한국일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 마드리드=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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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승인을 촉구했다. 무기와 재정 지원도 호소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우크라이나가 아직 나토에 가입하지 못한 것에 불만을 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다른 나라들이 나토에 가입하지 못하면 내년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며 "그런 상황은 나토와 우크라이나의 공동 실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전 세계 시민을 방어하기 위한 우리의 기여가 아직 불충분한가? 무엇이 더 필요한가?"라며 연달아 물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안전 보장이 필요하고 여러분은 공동 안보의 공간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나토 가입 승인을 다시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취임 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적극 추진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반발로 인한 확전 우려와, 분쟁 중인 국가는 가입할 수 없다는 나토의 원칙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대공 방어 시스템 지원도 촉구했다. 그는 "여러분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제공하면 우크라이나의 도시를 파괴하고 시민을 공포에 떨게 하는 러시아의 전략을 깨뜨릴 수 있다"며 "키이우에서 마드리드까지 거리는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사거리보다도 짧다"고 지적했다. 전세를 뒤집기 위한 현대식 포병 전력 지원도 요구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장기화로 인한 재정 부족을 호소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현재 수십억 달러의 적자를 내고 있고, 충분한 기름과 가스가 없다"며 "군사 방어를 위해 한 달에 약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토는 이에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독립과, 우리(나토)에게 중요한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필요한 만큼 나토에 기대도 된다. 장기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어 장비 공급 확대와 사이버 방어력 개선, 우크라이나군 현대화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자가 이날 가입 절차가 개시된 스웨덴·핀란드처럼 우크라이나도 예외 가입할 가능성이 있냐고 묻자 그는 "핀란드와 스웨덴을 초청하기로 한 결정은 나토의 문이 열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답했다.

나토에 가입하기 위해선 공식 초대를 받은 후 '회원국 자격 행동계획(MAP)'에 따라 정치, 경제, 군사 등 주요 분야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 절차는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데, 스웨덴과 핀란드는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지 약 한 달 만에 절차가 시작됐다. 다만 두 국가는 이미 대부분 분야에서 나토 기준을 충족시켰던 상태로 알려져 그렇지 않은 우크라이나는 초대받는다 해도 절차 진행이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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