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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반도체 초격차 시작됐다… 삼성, TSMC 잡을 3나노 양산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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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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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에 나선다. 업계 1위 대만 TSMC를 추격할 히든카드다. 삼성전자가 3㎚ 공정 양산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격차 전략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3㎚ 공정이 적용된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 삼성전자가 만든 3㎚ 공정 반도체의 첫 번째 고객사로는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AMD와 퀄컴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비트코인 채굴 반도체 팹리스인 팬세미가 첫 번째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반도체 초미세공정은 나노 단위의 광원으로 얼마나 정밀한 회로를 그릴 수 있느냐에 따라 성능이 결정된다. 광원의 굵기가 가늘수록 트랜지스터 사이의 너비를 줄일 수 있다. 이는 반도체의 성능, 전력효율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10㎚ 이하로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두 업체는 5㎚ 공정 반도체를 주력으로 양산하고 있는데, 애플 아이폰13에 5㎚ 공정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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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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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정 반도체는 5㎚와 비교해 연산 능력이 10~15% 빠르고 소비 전력은 25~30% 줄어든다. 처리해야 할 정보량이 많고 처리 속도가 빨라야 하는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컴퓨터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 인텔, 구글, AMD, 엔비디아 등 글로벌 주요 정보통신(IT) 업체들이 잠재 고객으로 꼽힌다. 다만 업계의 관심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만드는 퀄컴의 3㎚ 공정 반도체 적용 여부다. 퀄컴이 지난 2월 낮은 수율(전체 생산품에서 양품 비율) 문제로 삼성전자의 4㎚ 반도체 주문을 줄이면서 협력 관계가 어긋났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샘모바일은 “퀄컴이 삼성에 3㎚ 공정 반도체가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고, 대신 TSMC에 물량을 주문했었다”라며 “다만 최근 퀄컴이 마음을 바꿔 삼성으로부터 3㎚ 공정 반도체 공급을 확보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3㎚ 공정에 적용하는 GAA(Gate All Around) 기술도 관심을 받고 있다. 반도체의 구성을 이루는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로 구분된다. GAA는 채널의 4면을 게이트가 둘러싸고 있다. 이런 구조 덕분에 GAA는 반도체의 전류 흐름을 보다 세밀하게 제어하는 등 채널 조정 능력이 극대화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게이트와 채널이 3면에서 맞닿아 있는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GAA가 전력효율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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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에 서명을 남겼다. 이 웨이퍼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예정인 3나노미터 공정 웨이퍼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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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3㎚ 공정 반도체 수율로 쏠리고 있다. 3㎚ 공정 양산에 성공해도 수율이 50% 이하를 밑돌 경우 고객사를 추가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3㎚ 공정 반도체 초기 수율은 이전 공정과 비슷한 60% 정도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다. 다만 양산이 시작되면 수율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80~90%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한편 TSMC는 올해 하반기 3㎚ 공정 반도체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TSMC의 3㎚ 공정은 기존 핀펫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적용하는 GAA 기술은 오는 2025년 상반기에 양산하는 2㎚ 공정에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TSMC는 신기술 적용보다 3㎚ 공정 수율 확보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삼성전자가 GAA 기술을 적용한 3㎚ 양산에 성공할 경우 TSMC와의 기술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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