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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출발 민선8기] 농사짓는 유튜버 도지사…김영환 충북도정 변화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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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상상력 가득한 곳 만들겠다" 비전 제시…전임 도정 검증 중

현금성 복지공약 일부 후퇴 비난일 듯…'놀멍쉬멍' 공직풍토 약속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김영환 당선인이 키를 쥘 민선8기 '충북호'가 비전과 과제를 싣고 출항한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의 김 당선인은 지난 4월 초 혜성처럼 충북 정치무대에 등장해 당내 경선과 본 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도백(道伯)의 자리에 올랐다.

당선 후 도내 곳곳을 살펴보고 각계각층을 접촉하며 도정 운영 구상을 가다듬은 그는 민선8기 도정목표를 '충북을 새롭게, 도민을 신나게'로 정했다.

그는 충북의 변화상을 가늠할 수 있는 공약을 다수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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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와 업무협의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표적인 게 의료비 후불제다. 환자가 의료비 후불을 원하면 도청 산하 '착한은행'이 병원비를 대납하는 개념이다. 환자는 융자금 성격의 진료비를 장기 할부 방식으로 착한은행에 갚으면 된다.

김 당선인은 65세 이상 노인과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시범 실시한 뒤 점차 수혜 대상을 확대하기로 하고 최근 지역 의료계와 업무협의를 했다.

그는 30일 "진료영역을 인공관절이나 임플란트로 최소화하는 등 단계적으로 제도를 추진하는 방법도 있어 난관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충주호·청풍호·대청호·괴산호·속리산·월악산 등 도내 호수와 백두대간을 연계해 국내 최대 관광지를 조성하는 '레이크파크 관광 르네상스 실현' 구상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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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파크 공약 설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질 좋은 일자리 10만개 확대 등 경제분야 강화를 위해 공모를 통해 경제부지사를 임명하기로 했다.

'김영환호'는 카이스트 협력 오송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 조성, 청주공항 현대화, 반도체 인력 양성, 창업펀드 1천억원 조성, 미호강 둔치 국가수목정원 조성, AI영재고 설립, 국제 규모 스포츠콤플렉스 조성, 도립미술관 건립 등도 추진한다.

김 당선인은 고향인 괴산군 청천면 농지 5천평에 고구마, 옥수수, 콩 농사를 짓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농민과 동고동락하며 함께 농사짓는 지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농업 분야 공약 중 눈에 띄는 것은 '1억 농부의 꿈 실현'이다.

그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농부가 많은 충북을 만들자는 얘기"라며 "새로운 농업경영을 위한 IT 교육과 농기계 작동법 교육이 1억 농부 꿈 실현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당선인은 이시종 지사의 12년 도정도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계승해야 할 사업과 폐기해야 할 사업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민선 5∼7기를 이끈 이 지사도 신성장산업 육성 등 상당한 업적을 일군 것이 사실이다. 전국 대비 충북의 경제비중만 해도 2009년 2.99%에서 2020년 3.69%로 상승했다. 김 당선인도 "무난했던 도정"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이 지사가 창건한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재검토 목록에 있다.

후보 시절부터 무예마스터십을 냉소적으로 평가했던 그는 "이 지사가 집착한 사업이고,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도 있어 당분간 무예마스터십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보겠다. 그런데도 나 자신을 설득하지 못하면 폐기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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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충북교육감 당선인과 회동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당선인은 대한민국 중심 도약을 목표로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있지만, 비판 속에 임기를 시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년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야 할 '현금성 복지사업'의 후퇴가 기정사실로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공약은 출산수당(1천만원), 육아수당(5년간 월 100만원), 어버이날 감사효도비(30만원) 지급과 농업인 공익수당 인상(100만원) 등이다.

김 당선인은 "재정이 충분하지 않아 여러 문제가 생길 게 확실하다"며 "앞서가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을 거로 생각해 (큰 틀에서) 약속을 지키면서 점진적으로 해나갈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출산수당의 경우 4년간 나눠 지급하고, 감사효도비는 대상 연령대를 최대한 높일 것으로 보인다. 육아수당과 농업인 공익수당 부분은 일부 수정하거나 이행시기를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2020년 3월 유튜브에 '김영환TV'를 개설해 단기간에 14만9천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유명 유튜버이기도 하다. 정치색 짙은 이 채널을 통해 최근 도정 관련 결정 등을 밝혀 부적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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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하는 김영환 당선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유튜브 방송이 충북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보고 법과 규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김영환TV'를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관련 수익금은 전액 충북도에 기부하고, 선거 관련 등 정치편향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동영상은 모두 내리기로 했다.

기존 아파트 관사를 사용하지 않고 전셋집을 구하는가 하면, 도정 사상 첫 여성 비서실장을 내정하는 등 신선한 행보를 보인 그는 유연한 리더십도 예고했다.

김 당선인은 "공무원들을 다그치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시대는 지났다. 창조적인 기획과 아이디어로 싸워야지 근육의 힘으로는 안 된다"며 "공무원들도 '놀멍쉬멍(놀면서 쉬면서)'하면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복적인 평범한 일상과 상투적인 것은 지양하고 새롭고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도정을 펼쳐 충북의 활력을 키우겠다"며 "충북을 창조적 상상력이 가득한 곳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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