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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새로운 리더십” 외치고 나선 민주당 광주·전남 의원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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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원이 의원(오른쪽)을 비롯한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국회의원 혁신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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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호남 지역 국회의원들이 30일 단체로 혁신 결의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고질적으로 지적받아온 ‘내로남불’과 ‘책임정치 부재’를 극복할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한 것이다. 지난 대선과 6·1지방선거에서 심상치 않은 호남의 표심이 차기 총선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광주·전남 지역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공동 혁신 결의문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의 모습은 상실감에 빠진 지지자들과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보여 주지 못했다. 뼈를 깎는 성찰과 혁신도 모자랄 판에 내부에서 갈등하고 분열하며 남 탓하기에 바빴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독선과 무능, 국정운영의 퇴행에도 제대로 맞서지 못했고, 민생경제를 챙기는 데에도 소홀했다”고 과오를 인정했다.

이어 “호남이 민주당 혁신의 발원지가 될 수 있도록 아래로부터의 힘을 모아 내겠다. 변화와 혁신은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오는 8·28 전당대회에서 ‘당원과 국민 중심’의 민주당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전당대회 경선규칙과 관련해 “국민여론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비율을 높이고, 대의원 투표 반영비율은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준위 측에 검토를 촉구했다. 향후 당지도부 구성과 관련해선 “민주당이 배타적 팬덤 정치와 결별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려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향후 호남 몫 최고위원 후보를 낼 뜻을 밝히기도 했다.

호남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단체 행동에 나선 건 호남 지역에서의 위기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전남에서의 지난 6·1 지방선거 성적표는 민주당에게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전국 최고 투표율을 보여왔던 광주는 전국 최저 투표율(37.7%)로 돌아섰고, 전남에서는 22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7개의 단체장 자리를 무소속 후보가 가져가는 파란이 벌어졌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대선 전후 희망을 보이지 못한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좌절이 싸늘한 무관심으로 표출됐고 이는 장기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내 호남 의원들 사이에선 이 같은 민심이 곧바로 차기 총선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6년 총선에서 호남 전체 지역구 28곳 중 단 2곳만 승리했던 ‘민주당 최악의 흑역사’가 재현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당시 호남에선 민주당 심판론이 작용하면서 안철수 대표가 이끈 국민의당의 싹쓸이(23곳 승리)로 끝났다. 이 때문에 호남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전당대회를 남다르게 보고 있다. 대선·지방선거에 대한 반성·쇄신을 보여주고 차기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달랠 기회로 보는 것이다. 대선 패배 이후 이 의원에 대한 호남 민심 일부의 실망 여론을 반영해 이날 새로운 리더십을 주창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개호 의원은 회견 이후 기자들이 ‘이 의원 불출마를 요구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특정인을 겨냥해서 특정인의 출마를 얘기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당을 새롭게 하고 혁신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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