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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3나노 양산' TSMC 추월에 나온 말…"삼성이 또 상식 뒤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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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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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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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반도체 제조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초미세 기술이다.

특히 기존 핀펫 구조를 넘어선 차세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구조가 적용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높다. GAA 기술 공정을 도입한 파운드리 공정 역시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업계 1위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해 칼을 갈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차세대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 기술경쟁력 입증을 통해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반도체 비전 2030'이 빚어낸 값진 성과라는 분석이다.

파운드리 업력 35년의 TSMC를 상대로 시장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기술력의 우위를 확인한 것은 2004년 파운드리 사업 진출 이후 사실상 18년만에 처음이다. TSMC는 현재 4나노 공정으로 양산 중이고 올 하반기 3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기술인 GAA는 2025년으로 예상되는 2나노 공정부터 적용할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추월이 기존 시장 상식과 논리로는 불가능했을 역사"라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3나노 GAA 1세대 공정이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을 45% 절감하면서 성능은 23% 높이고 면적은 16% 줄였다고 밝혔다. 2023년으로 예정된 GAA 2세대 공정에서는 전력을 50% 절감하면서 성능은 30% 끌어올리고 면적은 35%까지 줄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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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서는 회로의 선폭이 가늘수록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회로를 그릴 수 있어 하나의 웨이퍼(반도체 원판)에서 나오는 반도체 숫자도 늘어난다. 이를 통해 생산 효율성과 수익성, 제품의 성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미세공정 기술이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현재 7나노 이하 공정 양산 업체는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이 향후 TSMC와의 초미세공정 경쟁 구도에서 시장 판도를 뒤틀 '골든크로스'로 작용할지에 촉각을 세운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0%, 삼성전자는 18% 수준이지만 최신기술이 적용되는 10나노 미만 점유율로 범위를 좁히면 점유율 격차가 6대 4 정도로 줄어든다.

초미세공정이 진행될수록 기술력에 따라 점유율 구도에 급격한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3나노 공정 매출이 올해부터 발생해 2024년 5나노 공정 매출을 넘어서고 2025년까지 연평균 8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사는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 분리 당시 30여곳에서 지난해 100곳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2026년까지 고객사를 300곳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영상제공=삼성전자

관건은 수율(생산한 합격품의 비율)이다.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 양산을 먼저 발표했지만 안정적으로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시장 신뢰를 얻지 못한다. 3나노 공정 수율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3나노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한 데 이어 모바일 SoC(시스템온칩)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도전적인 첨단공정 도입이 업계 전반의 파운드리 기술발전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한 인사는 "삼성전자가 기술혁신 대신 안정적인 길을 택했다면 TSMC 역시 차세대 공정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파운드리 생태계의 기술발전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뎠을 것"이라며 "삼성의 의지가 대한민국의 반도체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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