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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이상 반도체 고급인력도 학부 확대해야 배출"[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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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한양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학부 증원으로 저변 확대해야 대학원생·교수 충원 가능"

"반도체산업, 8년 뒤 1.8배로 성장...우수 인력양성 중요"

"제대로 교육 안되고 채용, 재교육 부담이 경쟁력 약화"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석사 이상의 고급인력도 우선은 학부 정원이 확대돼야 키울 수 있습니다.”

새 정부의 반도체 인력양성 방침에 대해 학계·산업계 일각에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학부 정원 증원은 석사 이상 고급인력이 필요한 산업계 수요에 비춰볼 때 포인트를 잘못 잡은 것이란 주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반도체 전문가인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방향을 잘 잡았다”고 평가했다. 석사 이상의 고급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단은 학부 정원이 늘어야 대학원 진학자도 많이 나올 것”이라며 일축했다.

박 교수는 ‘반도체를 가르칠 교수가 부족하다’란 지적에 대해서는 산업 현장의 전문가를 활용하자며 대안을 제안했다. 그는 “지금 당장 필요한 교수 수요는 산업계 전문가를 대학의 강의전담교수로 활용해 채우면 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박재근 한양대 교수(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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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인재 양성을 강조했는데 새 정부가 방향을 잘 잡은 것인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인재 양성은 반드시 해야 할 과제다. 그런 면에서 새 정부 초기에 인재 양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평가할 만하며 방향도 잘 잡았다. 지금 시작해도 성과는 수년 뒤에 나오기 때문에 새 정부 초기에,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하는 게 인력양성이다.

-반도체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반도체 산업계에서 매년 1만 명씩 신규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그중 학부 졸업생이 약 70%를 차지한다. 매년 신규 채용은 이뤄지고 있으니 ‘인력난’이라고 볼 수 없다. 문제는 채용된 인력을 기업에서 재교육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대만은 연간 1만 명의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고 있고, 이들은 곧바로 산업현장 투입이 가능한 전문인력들이다. 우린 기업이 재교육시켜야 하는 부담을 갖기 때문에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30년에 지금보다 약 1.8배 성장할 전망이다. 매년 성장하는 산업이라 인력양성이 필요하며, 그중에서도 우수한 인력을 키워내는 게 중요하다.

-학부 졸업생보단 석사 이상의 고급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매년 반도체 업계에 채용되는 학부 졸업생 중 절반 이상이 반도체 교육을 제대로 못 받고 채용된다. 기업의 재교육 부담이 가중되는 이유다. 석사 이상의 고급인력도 우선 학부 정원이 확대돼야 키울 수 있다. 수도권·지방 대학의 반도체 학부 신·증설로 학부 정원이 증가해야만 이 가운데 대학원에 진학할 학생이 나오고 우수한 석·박사 인력도 배출된다. 학부 정원이 늘면서 저변이 확대돼야 고급인력, 교원 확충이란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

-학계 일각에선 대학에서 반도체를 가르칠 교수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교원 확보 문제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학부 정원을 늘리고 졸업자 중 일부가 대학원에 진학, 석·박사 인재로 배출돼야 대학교수로 임용될 인재도 키워진다. 그렇기에 우선은 학부 정원을 늘리는 일이 중요하다. 서울대를 예로 들면 공과대학 전체 교수 300여 명 중 반도체 전공 교수는 10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반도체 전공 교수가 적다는 얘기다. 학부 증원을 통해 교원을 확보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기에 그 기간의 해결책으로는 산업현장 전문가를 대학의 강의전담교수로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이들은 충분한 실무경험을 갖추고 있기에 3~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반도체 응용과목을 가르치게 한다면 교원 확충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대학 교육은 어떠해야 하는가.

△지금은 학부 졸업 후 반도체 기업에 채용되는 인력 중 절반 이상이 반도체 전공자가 아닌 전자공학·재료공학 등을 전공한 인력이다. 이들이 반도체를 전공하려면 최소 관련 과목 5~6개는 이수해야 한다. 반도체는 학문 자체가 종합학문이다. 현재의 대학교육체계 하에선 반도체만 특화해 교육하기 어렵다. 1~2학년 학생들은 수학·물리·화학·코딩 등 기초과목을 튼실히 배워 차후 반도체 전공에 필요한 기본소양을 쌓아야 한다. 이런 기본소양을 토대로 3~4학년 때는 반도체 회로설계·소자·공정·재료 등 응용과목을 이수해야 하며, 그래야 졸업 후 현장 투입이 가능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반도체 학과 신·증설이 필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의 대학교육체계는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 보장을 위해 다양성은 갖추고 있지만, 기초과학 교육을 강화하기에는 부족하다. 우수한 반도체 인재를 키우려면 우선 기초과학을 탄탄히 해야 하며, 신·증설되는 반도체 학과에서 이러한 교육을 해야 한다.

-산업현장에선 고졸 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에서 나오는 자료에 그런 지적이 있지만, 사실 정부 자료가 대부분 2~3년 전 것이라 최근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물론 현장에는 여전히 고졸 인력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왜냐하면 과거에 설치된 생산라인이 지금까지도 운영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 설치된 라인은 최첨단 자동화 라인이라 고졸 인력이 필요한 부분은 10% 이하로 많지 않다. 고졸 인력을 더 많이 육성·공급해야 한다는 논리는 현실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지방대 반도체 학과 신·증설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지방대에 지원하는 학생이 줄었기 때문인데.

△지방대도 반도체 학과 증원이 필요하다. 반도체 산업의 인력 수요가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 관련 학과 신·증설로 반도체 전공 학생들의 취업이 잘 된다면 지방대 신입생 충원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다.

-윤 대통령이 반도체 인재양성을 주문한 뒤 교육부가 범부처적으로 관련 대책을 마련 중인데 반드시 포함해야 할 대책은.

△반도체 인력은 대기업도 필요하지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생산하는 중소·중견기업에도 필요하다. 채용 인력 비율로 보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이 2대 1이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도 우수인력을 공급하려면 일단은 모집단 수가 커야 한다. 그러려면 수도권뿐만이 아니라 지방대에도 반도체 학과 신·증설을 허용하고, 정원을 늘릴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뒤 어떻게 교육하느냐가 관건인데 알다시피 반도체 분야는 교육기자재가 대부분 고가의 장비다. 대학등록금이 14년째 동결된 상황이라 대학에선 반도체 학부를 늘려도 필요한 교육기자재를 확보하기 어렵다. 자칫 반도체 정원만 늘려주고 부실 교육을 초래할 수 있다. 반도체 인력양성 방안과 함께 교육기자재를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박재근 교수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재료공학박사 △삼성전자 반도체·소재기술그룹 부장 △한양대 공과대학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현) △지식경제부 차세대메모리개발사업단장 △교육과학기술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 △한양대 대학원 나노반도체공학과장 △한양대 산학협력단장 겸 학술연구처장 △교육과학기술부 지식재산전문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위원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지정연구실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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