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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뉴욕증시]'52년래 최악 상반기' 막판까지 하락…"더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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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나스닥 지수 나란히 공식 약세장 진입

1970년 이후 가장 저조…"최악 기록 양산"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마저 장중 내내 하락

월가 "아직 바닥 안 쳤다…추가 하락할 것"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여전히 1980년대 초 수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투자 심리가 쪼그라들었다. 올해 최악의 상반기를 보낸 가운데 마지막 거래일마저 내림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데일리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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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52년만에 최악 상반기

3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2% 하락한 3만775.43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8% 내린 3785.3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3% 떨어진 1만1028.74를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66% 내렸다.

뉴욕 증시는 올해 상반기 부진했다. 다우 지수와 S&P 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15.31%, 20.58%, 29.51% 각각 폭락했다. 나스닥 지수에 이어 S&P 지수까지 전고점 대비 20% 이상 빠지는 공식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CNBC는 “1970년 이후 52년 만에 가장 저조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가능성과 씨름하는 동안 금융시장은 최악의 기록을 양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홈리치 버그의 스테파니 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전 세계를 봉쇄하는 전례 없는 팬데믹과 이에 대한 대응으로 재정과 통화를 전례 없이 풀었다”며 “이제는 수십년간 보지 못했던 인플레이션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뒤늦게) 인플레이션을 따라잡고 성장을 둔화시키는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고 했다.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역시 3대 지수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개장 전 나온 물가 지표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월가 예상치(6.4%)는 소폭 하회했다. 그러나 여전히 1980년대 초 수준의 고물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4.7% 뛰었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2월 근원 물가가 5.3% 뛴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하는 기류가 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우려는 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고통이 있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대항할 필요가 있다”며 “과도한 긴축에 대한 위험가 있지만 이보다 더 큰 실수는 물가 안정에 실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침체를 각오한 공격 긴축을 단행하겠다는 것이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2000건 감소한 23만 1000건으로 나타났다. 역사적으로 봐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준이 자평하는 것처럼 노동시장은 타이트한 상황인 것이다. 이는 연준의 공격 긴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표다. 월가가 추후 경기 침체를 점치는 주요 근거다.

이날 나온 제조업 지표는 부진했다. 공급관리협회(ISM)와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6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0으로 시장 전망치(58.0)를 밑돌았다. 아직 50 이상을 유지하며 확장 국면을 유지했지만, 하락세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틀랜타 연은은 이날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하향 조정했다. 애틀랜타 연은의 ‘GDP 나우’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기준)이 -1.0%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GDP 나우는 대표적인 경제 예상 모델로 새로운 지표가 나올 때마다 수정한다.

“아직 바닥 안 쳤다…더 떨어질 것”

투자회사 샌더스 모리스 해리스의 조지 볼 회장은 “증시가 아직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투자자들은 지금 당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터액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전략가는 “주가가 바닥을 쳐야 반등할 수 있는데, 바닥에 도달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96% 하락한 7169.28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1.69% 내린 1만2783.77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80% 하락한 5922.86에 각각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1.69% 떨어진 3454.86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침체 우려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3.7% 내린 배럴당 105.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관심을 모았던 ‘OPEC 플러스(+)’(OPEC+)는 정례회의는 예상대로 끝났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8월 원유 증산량을 64만8000배럴로 결정했다. 최근 OPEC+는 7~8월 하루 증산량을 43만2000배럴에서 64만8000배럴로 50%가량 늘리기로 합의했고, 이를 최종 확정했다. 9월 이후 증산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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