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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삼성에 밀린 TSMC, 애플 손잡고 3나노 반격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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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TSMC 팹16. /TSM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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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면서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계 1위 대만 TSMC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놓친 TSMC는 고객사인 애플을 앞세워 반격에 나서기로 했다.

1일 전자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이르면 다음 달 3㎚ 공정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 오는 11월 열리는 애플 세계개발자대회(WWDC)에 맞춰 애플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인 M2 프로, M3 칩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대만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지난달 27일 “3㎚ 칩 주문을 확보하기 위한 TSMC와 삼성전자의 고객사 확보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라며 “TSMC는 애플의 M2 프로, M3 칩 위탁 생산을 확보한 상태다”라고 전했다.

M2 프로 칩은 애플이 올해 말 출시할 14인치·16인치 맥북 프로, 고급형 맥 미니 등에 탑재될 전망이다. M3 칩은 2023년에 나오는 13인치 맥북 에어, 15인치 맥북 에어, 신형 아이맥 등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0일 “TSMC는 3㎚ 공정 반도체를 애플에 먼저 납품할 계획을 갖고 있다”라며 “완벽한 고객사를 확보한 TSMC 입장에서는 3㎚ 공정 양산에 서두르기보다 안정적인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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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치 웨이퍼. /TSM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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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함께 인텔,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 퀄컴, 미디어텍 등이 TSMC의 3㎚ 공정 반도체 양산을 기다리고 있다. 3㎚ 공정 양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간 물량 확보 경쟁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3㎚ 공정이 IT 업계의 새로운 기술 경쟁으로 자리 잡았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TSMC는 3㎚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대만에 건설 중인 신규 반도체 공장(팹) 4개 모두를 3㎚ 공정에 투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달 14일 “TSMC가 신규 건설 중인 대만 팹 4개 모두 3㎚ 공정 양산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TSMC와 삼성전자 중 누가 시장 리더가 될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결정될 것이다”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세계 최초로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한 3㎚ 공정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3㎚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신기술을 적용한 3㎚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는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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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임원들이 화성캠퍼스에서 3나노 웨이퍼를 들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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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만든 3㎚ 공정 반도체의 첫 번째 고객사로는 글로벌 팹리스 AMD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비트코인 채굴 반도체 팹리스인 팬세미가 첫 번째 고객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객사가 빠른 시간에 제품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게 3㎚ 설계 인프라와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초미세 공정 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3㎚ 양산에 먼저 나서면서 TSMC와의 파운드리 점유율 확보 경쟁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16.3%로, TSMC(53.6%)와 비교해 여전히 열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3㎚ 양산을 통해 기술 경쟁에서 한발 앞서간 만큼 올해 파운드리 점유율 20%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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